대형 TV시장 최종 승자는?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08분


차세대 대형 TV시장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최근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TV의 크기가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와 ‘최종 경계선’으로 여겨지던 50인치를 넘어서면서 양측의 전면전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특히 이 같은 대형화 경쟁은 세계 1, 2위를 다투는 한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평화 공존은 끝났나〓올해 초까지 디스플레이 업계는 30인치 이하의 중대형 TV시장은 TFT-LCD, 50인치 이상의 대형시장은 PDP TV가 각각 패권을 장악, 40∼50인치대는 중립지대로 남는 평화로운 공존이 예상됐다. 이 때문에 TFT-LCD TV는 30인치대 제품이, PDP TV는 50인치대 제품이 자연스럽게 주력 품목으로 떠올랐다.

10월 들어 LG필립스LCD가 42인치 제품을, 삼성전자가 46인치 제품을 각각 개발해 발표하면서 전선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급기야 12월 LG필립스LCD가 52인치 제품을 선보이고 삼성전자도 곧 같은 크기의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LG전자 삼성SDI 등 PDP 모듈과 TV세트를 생산하는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TFT-LCD TV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가동된 5세대 라인 유리기판(마더글라스)의 크기는 46인치 제품 2개, 2004년 투자가 이뤄질 6세대 라인(1800×2000㎜)의 유리기판은 40인치급 6장, 50인치급 2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대형시장 공략을 위한 투자 의사를 분명히 했다.

▽승리할 수밖에 없는 이유〓양 진영은 대형 TV시장에서 각자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PDP TV진영이 내세우는 PDP의 최대 강점은 투자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PDP TV를 차세대 TV의 주력제품으로 앞세우고 있는 LG전자 관계자는 “1개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데 PDP TV는 3000억원 정도인 반면 TFT-LCD라인은 2조원가량이 필요하다. 해상도는 LCD보다 미세하게 떨어지지만 PDP TV는 동화상 처리능력이 우수하고 화면이 더 밝은 데다 40∼60인치급까지 다양한 대형제품이 있어 대형 디지털 TV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비해 TFT-LCD 진영은 높은 해상도와 긴 수명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 PDP TV가 브라운관 TV에 비해 2배 이상의 전력을 소모하고 열이 많이 나서 냉각장치가 필요하다는 점 등 기술발전 단계인 반면 TFT-LCD는 이미 ‘안정된 기술’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승패를 가른다〓어느 쪽이 낮은 가격으로 대중성을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가격인하를 선도하고 있는 쪽은 PDP TV진영. 10월에 국내 PDP TV업체들은 제품가격을 8∼22% 떨어뜨렸으며 내년 상반기 한 차례 다시 가격인하 바람이 불어 40인치급 제품의 가격은 500만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TFT-LCD TV의 가격은 현재 40인치 제품이 PDP 50인치급, 50인치 제품은 PDP 60인치급과 비슷한 수준. 하지만 5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성이 갑절로 뛰어올라 내년 말이면 두 제품의 가격차가 현재의 40%에서 20%까지 좁혀질 전망이다.

LG경제연구원 한수연 연구원은 “앞으로 5년 후에는 TFT-LCD나 PDP 양측이 모두 현재의 브라운관 TV에 맞먹는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대형 벽걸이 TV시장의 승자가 누가 될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경쟁적인 가격인하로 소비자가 최대의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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