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난자 기증받아 "55세에 엄마됐어요"

  • 입력 2002년 11월 17일 17시 36분


미국인 주부 메릴린 놀렌과 그녀의 남편은 결혼한 후 줄곧 아기를 갖기 위해 노력했다.

50세가 될 때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임신 방법이 없을 정도. 놀렌은 마지막으로 54세 때 젊은 여성의 난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시도했다.

젊은 여성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가 만난 수정란을 놀렌의 자궁에 이식한 것. 그 결과 놀렌은 55세에 라이언과 트래비스라는 쌍둥이 형제의 엄마가 됐다. 놀렌은 “꿈이 이루어졌다”며 “자식을 건너뛰고 손자를 갖게 됐다”며 기뻐했다.

이미 폐경을 맞은 50세 이상의 여성도 ‘엄마’가 되는데 의학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최근 미국 ABC방송과 영국 BBC방송 등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불임클리닉의 리처드 폴슨 박사는 “건강한 여성이라면 50대에도 난자를 기증받아 아기를 낳을 수 있으며 이런 방법으로 55세에 임신하는 것과 35세에 임신하는 것은 비슷한 확률이다”고 미국의학협회 저널 최근호에서 밝혔다.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임신하기 힘들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40대가 되면 10개의 난자 중 한 개만이 임신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폴슨 박사가 91∼2001년 난자를 기증받아 임신을 시도한 50∼63세 여성 77명을 조사한 결과 임신 성공률은 45%, 출산에 성공한 경우는 37%로 나타났다. 산모나 신생아가 죽은 경우는 없었고 신생아도 건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자연분만이 어려워 대부분 제왕절개로 아기를 낳았다. 난자 기증자의 나이는 평균 27.5세였다.

물론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임신 중 혈압이 올라가는 자간전증(子癎前症)과 임신성 당뇨 발생률이 각각 35%와 20%로 젊은 여성들에 비해 2배 높았다. 그러나 폴슨 박사는 “일시적 현상이며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해마다 수백명이 50대에 엄마가 되고 있으며 그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채지영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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