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가족3명 과체중 판정 유덕종씨 집 비만탈출 작전

  • 입력 2002년 5월 5일 17시 29분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회장 허봉렬·서울대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와 동아일보사는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우리 가족 건강체중 지키기’를 주제로 한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알맞은 체중을 어떻게 지켜나가야 할까. 우선 한화그룹 유덕종 차장 가족의 건강 체중 지키기 계획을 소개한다. 유 차장 가족은 지난 주말 서울 강북삼성병원에서 비만도 검사를 받았다. 여섯살배기 아들 재혁이 외에는 모두 과체중이거나 비만 증세를 가지고 있어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차장 가족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를 골고루 갖고 있었다.》

◇ 아빠(38·한화그룹 홍보실 차장)〓 체지방 검사를 통해 오늘 오전 2시까지 술마신 것을 알아맞히다니 놀랍다. 과음 때문에 탈수가 생겨서 근육량이 실제보다 적은 것으로 나왔고 이 때문에 체지방률이 실제보다 약간 높게 나왔다는 것이다. 2년 동안 매주 3, 4일 헬스클럽에서 운동했고, 3년 전부터는 마라톤으로 단련했다. 비록 올해초 2,3달 운동을 안해 4㎏이 불었지만 충분히 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최근엔 아침을 굶고 점심은 도시락으로 먹고 있다. 그런데 이 방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아침은 식빵 또는 감자를 각각 두 쪽에 우유 한 컵, 생오이 또는 당근 몇 조각을 먹고 점심은 평소보다 줄여서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또 저녁은 골고루 그러나 적게 먹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술을 마시면 절대 살을 빼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됐다. 40세가 가까워지면서 ‘술살’이 생기기 시작한다는 점을 그동안 잘 생각해보지 않았다. 소주 세 잔이 밥 한 그릇과 동등한 열량이라니 놀랍다. 술자리에서는 채소부터 먹고 고기는 반드시 쌈을 싸 먹으라고 한다. 땅콩 아몬드 잣 등도 열량이 높다니 맥주 마실 때에는 멀리해야지. 놀라운 점은 운동으로 복부 비만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기는 운동은 줄이고 근력 강화운동을 해야 좋단다. 운동법을 바꾸겠다. 허리 둘레가 2인치 줄 때까지 술을 입에 대면 안된다는데 글쎄, 잘해낼 수 있을까?

◇ 엄마 최선영(39·눈높이 교사)〓 가족의 건강지킴이로서 식구들의 건강체중을 지키면서 내 살도 빼야 하니 어깨가 무겁다.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느라 소홀했던 것 같다. 영양사 선생님이 일러준 대로 남편에게는 지금 싸주는 점심도시락 대신 아침을 준비하겠다.

조금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준비하는 게 귀찮은 일이지만 건강에는 좋단다. 또 저녁은 싱겁게 조리한 나물을 듬뿍 내놓고 생선, 두부, 콩나물국 또는 미역국을 준비하겠다. 밥은 야박할 정도로 딱 맞게 하겠다. 우무는 칼로리가 적고 묵은 많다니 꼭 기억해야지. 의사 선생님은 내가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에 단 것을 찾는다고 진단했다. 음식을 꺼내기 귀찮게 밀봉해놓고 맛있는 것일수록 냉장고 안쪽에 넣어두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먹다만 과자를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을 받았다.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것도 중요하단다. 저녁에 퇴근해서 저녁 식사 뒤 애들하고 놀이터에 함께 가 애들은 거기서 놀게하고 나는 뛰어야겠다. 토요일에는 집에서 무조건 나가야 한다. 집에 있으면 ‘먹고 자고’의 되풀이가 되기 십상이다. 정발산으로 갈까, 호수공원으로 갈까?

◇ 딸 예원(화정초등6), 재혁(별빛유치원)〓 우리 남매는 둘 다 튼튼한데 누나인 나는 사실 좀 통통하지요. 의사 선생님이 재혁이한테는 몸무게도 재지 않고 그냥 열심히 뛰어놀라고 그랬어요. 나는 152㎝에 59㎏인데 엄마가 저 때문에 온가족이 비만클리닉에 왔대요. 그런데 저보다는 엄마가 할 일이 많대요. 나는 오후 4시에 집에 오면 거의 밖에 나가지 않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어요. TV는 가요 프로그램을 즐겨보고 일본에서도 인기있는 보아를 특히 좋아해요. 의사선생님은 엄마보고 “살빼라” “그만 먹어라” 하면서 애들을 다그치면 안된다고 했어요. 사실 그동안 말은 안했지만 스트레스 많이 받았어요. 운동은 가족이 함께 해야 효과적이래요. 이제 방에만 있지 말고 가능하면 밖에서 엄마와 함께 뛰어놀래요. 의사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살찌는 것은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햄버거나 치킨같은 살찌는 음식을 먹어서 그렇대요. 의사선생님은 엄마에게 이런 말씀도 했어요. 아이들에게 고기를 먹일 때엔 꼭 쌈을 싸서 먹도록 하고 보통 식사때도 야채를 많이 먹도록 일러주며 이땐 꼭 이렇게 먹어야 키가 큰다는 것을 강조하라고요.

(도움말〓성균관대 의대 강북삼성병원 비만클리닉 박용우교수, 김은미 영양실장)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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