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운동 계속해도 물렁살, 타고난 유전자 때문?

  • 입력 2002년 2월 24일 17시 24분


‘내 살은 왜 운동을 해도 여전히 물렁살일까.’

꾸준히 운동을 하면 군살을 빼는 대신 균형잡힌 근육질의 몸매를 가꿀 수 있다는 것이 그동안 의료계의 일반적인 시각. 그러나 어떤 사람은 운동을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고 불평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서 찾으려는 연구와 실험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인간의 특정 유전자가 그 사람의 운동 능력을 결정한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것.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 클로드 부처드 박사팀이 최근 실시한 실험이 대표적인 사례. 백인과 흑인 가구를 각각 100가구씩 선정해 운동 뒤 산소 소비량의 증가분을 조사한 결과 전혀 증가하지 않은 사람부터 2배 이상 증가한 사람까지 다양하게 나타났다.

부처드 박사는 “특히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끼리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며 “이같은 결과는 비만이나 고혈압 등이 유전으로 발병하는 비율과도 맞먹는다”고 설명했다. 부처드 박사는 82년부터 관련 실험을 해왔으며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워싱턴에 있는 국립어린이병원의 유전학자인 에릭 호프먼 박사도 최근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지원을 받아 남녀 각각 700명씩을 대상으로 운동 뒤 근육의 변화를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근육의 크기와 근력은 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험 결과 근육은 커져도 근력은 그대로인 사람 등 운동에 대한 반응이 사람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연구 결과에 대한 반론도 크다. 실제로 운동 능력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발견될 경우 운동 선수 선발과정에서 악용되거나 사람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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