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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3일 01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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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로 제작되어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월드워3>는 풀3D를 사용했다. 사실적 분위기가 진하게 풍기는 것이 게임의 매력. 검과 마법 그리고 판타지라는 요소들이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이라는 공통분모 위에서 조화를 이루었다. '스타크래프트'나 '킹덤언더파이어'식 게임과 다르게 현대적 사실주의 색채가 돋보이는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월드워 3>의 주제는 세계 3차대전이다. 석유 부족 사태로 인해 이라크가 서방을 상대로 지하드(성전)를 일으킨다는 설정. 미국의 대(對)테러 전쟁이 일어난 직후란 점에서 게이머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월드워 3>에는 현존하는 국가인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이라크의 세 나라가 등장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아무 나라나 선택할 수 없다. 다른 국가로 진행하기 이전에 먼저 미국의 특정 미션을 클리어 하지 않으면 게임을 진행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을 통해 게임의 면면을 익힌 다음 나머지 국가의 미션을 클리어 하는 것이 게임의 기본적인 순서다.
주의할 점은 무턱대고 아무런 생각 없이 마구잡이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은 안 된다는 점. 실시간의 테두리 안에서 고도의 전략과 전술을 발휘해야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성급하게 게임에 임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 적을 물리쳐야만 할 때나 임무를 완수할 때도 차근차근 풀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은 현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한 극도의 사실성이다. 등장하는 무기들과 지형 등 게임을 이루고 있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철저한 고증을 통해 이뤄진 것들로 가득 하다. 가령 CNN 뉴스를 흉내낸 듯한 인트로 무비나 M1 아브라함, T-80, 스콜피온처럼 각 나라를 특징짓는 현존하는 무기들의 등장은 게임의 사실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월드워 3>의 사실성은 시간에 따른 낮과 밤 그리고 날씨의 변화를 묘사한 부분에서도 빛을 발한다. 기존의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다르게 밤과 낮 그리고 날씨 변화에 따른 게임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인데. 어두운 밤에 헤드라이트를 끄고 움직이면 적에게 쉽게 발견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탄약제한의 개념을 도입하여 지속적으로 보급을 하지 않는 다면 전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 지형에 따른 전술 방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유도한 점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사실성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스타크래프트'식의 통쾌한 즐거움은 다소 떨어지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월드워 3>는 밀리터리(Military) 영화처럼 끊임없이 사실성만 초점을 맞춰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의 기본적인 재미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 사실성은 여타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지만 '스타크래프트' 등에서 주목받은 액션과 통쾌함이 모자라게임의 재미를 반감시킨다.
화려한 그래픽과 생동감 넘치는 사운드 효과를 결합한 <월드워 3>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작품이다. 2D 게임에서 볼 수 있는 통쾌한 액션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화려함과 사실성을 동시에 앞세운 3D 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월드워 3>의 교묘한 매력 덕분이다.
최승진<동아닷컴 객원기자> jumping7@now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