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가 '한국 1위'에 도전장

  • 입력 2001년 11월 12일 18시 47분


‘세계 1위가 한국 1위에 도전장을 던진다.’

세계 IT업계의 거인 휴렛패커드(HP)가 국내 PC업계 1위 삼성전자에 도전장을 던졌다. HP가 선택한 방법은 삼성전자를 등장시킨 노골적인 비교광고.

10일부터 일간지에 게재된 이 광고에는 나란히 자리잡은 삼성전자와 HP 매장 앞에서 어디로 갈까 망설이는 소비자가 등장한다. 사진 위의 카피는 “국내 1위 매직스테이션을 살까, 세계 1위 파빌리온을 살까?”다.

한국HP측이 밝힌 광고제작 의도는 “삼성이 국내 1위인 것을 인정하면서,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HP의 세계적 지명도를 알리겠다”는 것. 그러나 광고의 속셈은 삼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이 분명하다. 광고 속 소비자의 손은 HP 매장 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

삼성전자의 PC는 현재 국내 소비자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46%)을 차지하고 있다. HP의 점유율은 한자리 숫자에 불과하다.

반면 세계 수준에서는 차이가 엄청나다. HP는 올 2·4분기(4∼6월) 세계 가정용 PC 시장에서 9.08%로 컴팩과 델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유럽과 동남아 지역에 소량을 수출하고 있어 세계시장 점유율은 1% 이하다.

결국 ‘사실은 우리가 진짜 1등이다’가 HP가 전하려는 메시지. 이 광고는 다음달 초까지 일간지를 중심으로 게재된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