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 뺨치는 '인터넷 성인방송' 청소년 망친다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35분


압수된 음란물
압수된 음란물
《인터넷 성인방송의 음란 정도가 극에 달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인터넷자키(IJ)가 음모와 성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가짜 연예인의 성행위 장면이나 몰래카메라로 찍은 여성 화장실 장면 등을 보여주기도 한다. 검찰은 이 같은 성인방송들에 대해 일제수사를 벌이고 있다.》

▽음란 및 운영 실태〓검찰이 문제삼은 부분은 △IJ의 음란 행위 △가짜 연예인의 성행위 장면을 담은 동영상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나체 △네티즌이 게재한 음란 사진 등 4가지로 구분된다.

적발된 7개 방송 모두 여성 IJ가 음모를 보여주고 자위 행위를 하며 때론 성기도 노출하는 등 ‘밤무대 퇴폐쇼’를 방불케 하는 장면을 연출했다는 것. IJ는 동시에 네티즌들과 채팅을 통해 성과 관련된 노골적인 대화를 나누는 등 네티즌들을 자극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또 ¤스타2000의 경우 얼굴 부분을 흐릿한 영상으로 처리하고 ‘연예인 ○○○의 사생활’이란 제목을 붙여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방영했다.

몰래 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주로 내보낸 방송은 ¤이지컴손의 일명 ‘몰카TV’. 이 방송의 회원들은 화장실 장면 등을 몰래 카메라로 찍어 그 사진을 방송 게시판에 올려 공개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현재 인터넷 성인방송은 총 25개로 모두 성인 대상 유료(월 1만∼2만5000원)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방송사에 매월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수입은 방송사별로 수천만∼수억원. ‘몰카TV’의 경우 유료 회원이 5만명에 달해 월 5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검찰은 전했다. 수익모델이 없어 고심중인 인터넷 업계에서는 인터넷 성인방송이 ‘유일한 수익모델’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이처럼 안정적인 수입이 가능하게 된 데는 상당수 청소년이 성인을 가장해 회원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분석.

회원 가입시 인터넷 상에서 주민등록번호와 이름, 신용카드 번호만 제시하면 일단 가입이 가능해 청소년들이 주민등록번호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부모 또는 친척의 인적사항을 사용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는 것.

검찰 관계자는 “이들 성인방송사들은 신용카드가 없을 경우 온라인 송금이나 휴대전화료 납부 방식을 통해 회비를 내도록 해 청소년들도 가입이 가능토록 했다”고 말했다.

▽문제점 및 검찰조치〓미성년자들의 성인방송 회원가입을 막기 위해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는 지난해 ‘사업자 행동지침’ 등을 만들었으나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침은 방송사가 회원신청을 받을 때 △유선전화를 통한 본인 여부 확인 △신용카드 결제 △신용확인 전산망을 통한 본인 확인 등을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서울지검 형사7부(이한성·李翰成부장검사)는 18일 인터넷 성인방송이 변태적인 성행위 장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등 음란 정도가 포르노물과 다름없다는 판단에 따라 7개 성인방송사의 서버를 압수, 방송을 중단시켰다.

검찰은 이와 함께 ¤이지컴손 대표 이승찬(李昇燦·39)씨 등 방송사 대표 6명에 대해 전기통신기본법상 음화 제작 및 배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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