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뮬레이션 훈련 효과 만점"… 실전처럼 맥박 빨라져

  • 입력 2000년 12월 10일 18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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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레이션 모델이 실제 훈련보다 효과가 있을까?

군사 전문가들은 실제 훈련이 실전 수준으로(대규모 인력을 투입하고 실탄을 사용) 치러지지 않을 경우 시뮬레이션의 효과가 훨씬 우수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전장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전투지휘능력을 키우는데는 최고의 수단이라는 것. 걸프전 등 최근 전쟁 참전자들은 특히 이 부분에 동의하고 있다.

현재 군에서 일반적으로 치르는 훈련은 세밀한 묘사가 불가능다는 단점이 있다. 실제로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피해가 발생하는 것도 아니어서 피부로 느끼기도 어렵다. 군생활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공격과 방어도 ‘시늉’만으로 이뤄져 승패를 내기도 힘들다.

이에 비해 시뮬레이션은 객관적이고 세부적인 평가가 냉엄하게 출력된다. 어떤 종류의 공격을 받았을 때 어느 정도의 피해가 발생하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미군 CBS모델의 경우 미국이 전세계 전장을 누비며 수집한 실전 데이터로 이뤄져 있다. ‘베트남전에서 1개 소대 집결지에 직격포탄이 떨어졌을 경우 인명피해는 OO명이었다’ 등과 같은 사실적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놓은 것. 수십만의 인명을 희생하며 얻은 자료인 만큼 ‘극사실성’을 띨 수밖에 없다.

개인훈련의 경우도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전투 훈련을 받는 병사는 실전에서처럼 땀을 흘리고 맥박과 호흡, 심장박동이 증가한다.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시뮬레이션 게임은 인간의 ‘원거리 실재감’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영화나 TV를 볼 때 몰입해 일체감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시뮬레이션의 효과는 실제로도 증명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 타프시스템이 개발한 벌컨포 시뮬레이션과 실탄사격의 훈련결과를 비교한 결과 전자의 평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비가 우수한 점도 있지만 지난해 일어났던 ‘서해 연평해전’에서도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훈련한 우리 해군이 북한해군을 압도적으로 제압했다.

<문권모기자> 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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