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e컴퍼니 실현, 내년 7조7000억 투자"

  • 입력 2000년 11월 29일 18시 36분


삼성전자는 내년 경영목표를 ‘디지털 e컴퍼니 실현’으로 정하고 이를 위해 7조7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29일 발표했다.

이건희(李健熙)삼성회장은 27, 28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자부문 사장단 회의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내년 경영전략을 밝혔다.

삼성은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의 내년 매출목표를 사상 최대의 호황을 보인 올해 예상액 34조원(약 330억달러)에 비해 9% 늘어난 37조원, 수출은 올해 예상액(210억달러)보다 19% 증가한 250억달러로 책정했다.

투자 규모도 당초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올해 6조4000억원보다 1조3000억원 늘리기로 했다. 다만 반도체 등의 경기변동에 따라 신축적으로 집행해 나가기로 했다. 전자부문의 투자규모를 늘리되 그룹 전체적인 이익 우선 경영방향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세계 최고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반도체 사업부문은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사업부문은 판매 가격이 50% 떨어져도 이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로 했다. 기술수준에서 일본 업체들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디지털 TV에 대해서는 세계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영업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회장은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반도체 정보통신 등 부문별로 디지털 제품의 세계 일류화 전략을 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장이 해외에서 전자부문 사장단 회의를 주재한 것은 2월 20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회의 이후 처음이다. 이회장은 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회의에서 ‘질(質)위주 신경영’, 96년 4월 미국 샌디에이고 회의에서 ‘고비용 저효율 구조 타파’를 주창하는 등 그룹이 중요한 시기를 맞을 때마다 해외 현지회의를 통해 핵심경영전략을 발표해 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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