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kr' 도메인은 무분별한 선점 등록 제한

  • 입력 2000년 11월 28일 14시 51분


최근 '한글.com' 도메인 선점사태에 대해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가 대책 마련은 뒷전인 채 수수료 챙기기에만 열을 올려 네티즌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한국인터넷정보센터 (KRNIC)는 28일 서울 서초동 나라종금빌딩에서 200여명의 업계 관계자와 네티즌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도메인 정책방안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국인터넷정보센터는 아직 국제 표준으로 인정되지 않은 상태인 '한글.kr' 방식을 계속 고수하고 앞으로는 도메인 등록에 제한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터넷정보센터는 또 '한글.com' 등록 과정에서 발생했던 선점 문제를 반영해 ▲공공기관, 학교의 경우 최우선 등록권을 주고 ▲상표, 서비스표 등 상표권 관련 도메인 등록시 우선 등록기간을 두는 것을 고려중이라고 설명했다. 채팅, 게임 등 일반어의 경우 공익성을 고려해 한국인터넷정보센터측에서 미리 등록해 두는 방법으로 도메인 등록 제한을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센터측은 최근 문제된 자국어.com 문제에 대해서는 '관할 밖' 문제라며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분쟁해결 권한을 가진 국내기관이나 단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 라며 "분쟁 해결 기관 대부분이 해외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자국어.com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국인터넷정보센터를 포함해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인터넷정보센터의 무책임을 비난했다.

최근 도메인 등록 업체들은 ' 자국어.com'도메인 등록 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미국 업체측에 공식 항의 서한을 보냈다.

도메인 등록업체 연합에 참여한 업계 관계자는 "센터의 정책은 지나치게 학술적이며 보수적" 이라며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인터넷정보센터에서 진행하는 자국어.kr 사업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터져나왔다.

한 참가자는 새로운 도메인 등록에 따른 혼란과 비용부담 문제를 제기했다. 현대측 관계자는 "이미 hyundai.com의 지명도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대.kr 도메인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며 기업측에서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도메인 등록을 강행하려 한다고 센터측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정보센터측은 "한글.kr 방식 도메인 등록을 정보센터에서 맡지 않을 경우 민간업체 에서 진행했을 것" 이라며 "공익성이 보장되는 센터측에서 진행하는 것이 더 낫다" 고 말했다.

박종우<동아닷컴 기자>he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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