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못하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동아닷컴등 조사

  • 입력 2000년 10월 15일 19시 26분


소문은 사실로 드러났다. 소비자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은 ‘소문’대로 기대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체감속도는 업체의 ‘선전’에 비해 무려 7배 이상 느린 경우도 있었다. 가입자의 과반수가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내용은 동아닷컴이 소비자리뷰전문사이트 가이드클럽(www.guideclub.com), 네티즌 여론사이트 예잔티(www.yesanti.com)와 함께 8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주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품질측정 작업을 벌인 결과 확인됐다. 참여한 네티즌은 1만8000여명이었다.

조사결과 한국통신은 전국에 걸쳐 서비스 부문별로 고르게 우수한 성적을 보였고 하나로통신은 서울을 집중 공략하면서 이 지역에서 서비스 우위를 기록했다. 드림라인은 신청을 받고 설치하는데 13일로 4개사 중 가장 빨랐다.

그러나 가입자의 60.7%는 현재 이용중인 서비스의 만족도가 ‘보통이하’라고 응답해 서비스 불신을 드러냈다. 업체별 가입자 만족도에서는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이 동률 1위를 차지하기는 했으나 5점만점에 각각 3.2점을 받는 데 그쳐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두루넷과 드림라인은 3점. 서비스별 만족도는 한국통신의 ADSL프리미엄과 라이트, 하나로통신의 ADSL프로가 가장 높게(3.3점) 나타났으며,드림라인 라이트가 최하점(2.9점)을 받았다.

한국통신은 만족도 세부평가 16개 항목 중 국내외 접속속도,다운로드 및 업로드 안정성,사후서비스 등 13개 부문에서 수위를 기록해 접속성공률과 안정성에서 두각을 나타낸 하나로통신을 제치고 품질우수 서비스사로 뽑혔다. 만족도 세부평가에서는 한국통신ADSL과 하나로통신ADSL이 접속속도가 가장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하나로통신ADSL이 접속성공률에서 가장 높은 평점을 받았다. 한편 서비스 신청 후 설치까지 소요되는 기간은 드림라인이 13.3일로 가장 빨랐고 품질면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 하나로통신과 한국통신은 각각 23일과 24.7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조사대상자들은 속도개선을 43%가 우선 개선사항으로 꼽아 속도에 대한 불만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자들은 사용요금인하(28%), 안정성(12%), 애프터서비스만족도 향상(7%), 서비스지역확충(6%) 등의 개선도 요구했다.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체감속도 측정은 사용자가 서버에 보낸 신호가 다시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하는 핑(PING)테스트를 활용했다. 접속속도는 출근시간에 가장 좋았다가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는 오전 9시와 오후 4∼6시, 8∼10시에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품질이 양호하다는 7월 정보통신부와 인터넷망 품질측정협의회의 조사결과와 달라 서비스 품질이 최근들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반영했다.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이번 조사에는 자발적으로 참여한 네티즌들이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공개함으로써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였다.

전문가들은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품질저하의 근본원인은 시설투자가 가입자 증가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품질평가제와 서비스리콜제 등을 통해 서비스품질 제고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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