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위치안내' 불륜 추적 일등공신?

  • 입력 2000년 9월 3일 23시 04분


주부 주모씨(34)는 사업 때문에 지방출장이 잦은 남편 박모씨(34)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외박이 늘자 마음이 불안해졌다.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은 아닌지 하며 밤잠을 설치던 주씨는 6월경 생활정보지에서 ‘소재파악 전문’이라는 A심부름센터의 광고를 보고 곧바로 연락했다.

“남편은 전국을 돌아다니는데 어떻게 위치를 알 수 있나요?” “걱정하지 마세요. 남편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등록번호만 알려주십시오.”

정말 며칠 후 주씨는 60만원에 남편 박씨의 최근 이동경로와 행적이 적힌 보고서를 손에 넣었다.

서울경찰청은 2일 휴대전화 단말기와 이동통신회사의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위치안내 서비스를 이용, 휴대전화 가입자의 위치를 파악해 온 혐의로 이 심부름센터 사장 김모씨(30) 등 2명을 붙잡아 구속했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이 심부름센터 직원 서모씨(33) 등 4명을 불구속입건했다.

김씨 등은 올 6월초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무허가 심부름센터를 차려놓고 주로 배우자의 불륜을 확인하려는 고객들에게 건당 20만∼200만원씩 모두 50여명에게서 총 1500여만원을 받고 행적을 추적해준 혐의다. 이들은 PC방에서 이동통신회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한 후 개인의 휴대전화 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현재 ‘어느 구 어느 동 무슨 건물 옆’에 있는지를 그래픽 약도와 함께 알려주는 위치정보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호원기자>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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