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의 일각은 17%?…바닷물 밀도가 1보다 크기 때문

  • 입력 2000년 7월 19일 18시 43분


한바탕 물장구를 치고나면 갈증이 오게 마련. 얼음을 띄운 시원한 물 한잔이 그만이다. 이때 누구나 물이 가득 찬 컵 위로 떠 있는 얼음이 녹으면 물이 넘칠까봐 급히 들이킨 기억이 있을 것이다. 과연 그럴까.

이 문제는 러시아 태생의 유명한 이론물리학자인 조지 가모프가 동료 학자에게 농담 삼아 던진 질문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얼음의 밀도다.

물의 밀도는 1g/㎖이다. 즉 물 100g의 부피는 100㎖다.

하지만 얼음의 밀도는 물보다 낮은 0.91g/㎖로, 얼음 100g의 부피는 물 보다 더 늘어나 110㎖가 된다.

이 사실은 추운 겨울 장독에 받아둔 물이 얼면서 부피가 늘어나 장독을 깨뜨리는 데서 잘 알 수 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탕에서 발견한 부력의 원리는, 물 속에 빠진 물체의 부피와 같은 양의 물이 물체의 무게로 인한 중력의 반대 방향으로 밀어 올리는 힘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만약 100g의 얼음을 물 속에 넣는다고 생각해 보자. 중력은 얼음의 무게 100g이다. 부력은 얼음 100g의 부피 110㎖의 힘, 즉 물 110g이다.

그렇다면 부력이 중력보다 우세하므로, 얼음은 중력과 부력이 같아질 때까지 떠오른다. 그럼 언제 중력과 부력은 같아질까? 쉽게 생각하면 부력이 중력과 같은 100g이 될 때다. 이때 가라앉은 얼음의 부피는 100㎖가 되므로, 얼음이 다 녹아도 이 부분만을 메워 더 넘칠 게 없다.

빙산도 물 컵에 얼음이 떠오르는 것과 같은 원리로 바닷물 위에 떠있다. 물 컵에 떠있는 얼음 100g의 예에서 전체 얼음 부피 110㎖ 중 물 컵 아래 가라앉은 얼음의 부피는 100㎖이므로 비율로 따지면 91%정도다. 즉 흔히 말하는 ‘빙산의 일각’이란 9%란 말이다.

물론 실제 빙산의 일각은 이보다는 더 크다. 그 이유는 바닷물의 밀도가 1보다 크기 때문이다.

만약 바닷물의 밀도가 1.1g/㎖라고 한다면 빙산의 일각이란 전체의 약 17%나 된다.

<이영완 과학동아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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