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T-2000장비업체,기술표준 딴 목소리

  • 입력 2000년 7월 3일 19시 08분


코멘트
<<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차세대이동통신 IMT2000의 사업자 선정 기준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5일과 6일 오전 당정협의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보고를 거쳐 6일 오후 제2차 공청회에서 단일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이어 10일에는 정부의 최종 방침을 발표하게 된다. 정부 발표를 앞두고 IMT2000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쟁점과 업계의 전략, 정부의 고민 등을 알아본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 현대전자 등 통신장비 업체들도 IMT2000 기술표준과 관련해 할 말이 많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내시장을 빨리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통신장비와 휴대전화 단말기의 국제경쟁력을 IMT2000에서도 유지하기 위해선 세계시장 진출에 앞서 국내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업체들의 입장은 저마다 다르다.

▽삼성전자〓해외 진출보다 국내시장 보호에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IMT2000 사업자들이 국내 장비업체들의 경쟁력이 강한 동기식(CDMA) 단일표준을 선택하기를 희망한다.

이 경우 외국 장비업체에 맞서 국내시장을 충분히 지킬 수 있는 데다 그런 후에 해외에 진출해도 늦지 않다는 계산이다.

삼성전자측은 “동기식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덕분에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동기식 장비 단말기 생산국이 됐다”면서 “그토록 어렵게 만든 시장을 순식간에 외국 회사들에 넘겨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조금만 시간을 벌면 해외시장에서 팔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비동기식의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하고 있다.

▽LG정보통신〓동기와 비동기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서비스 영역이 넓은 비동기식 시장을 우선하되 동기식 시장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동기식 IMT2000 시제품을 개발해 이미 시연회를 가졌으며 비동기식 장비에 대해서도 10월경 시제품 시연회를 갖고 상용화할 방침이다.

따라서 국내 기술표준에 대한 입장도 명확하다. 세계적으로 두 가지 방식의 시장이 있기 때문에 국내에도 두 가지 방식의 서비스를 모두 해야만 국제경쟁력을 갖춘 장비와 단말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전자〓삼성전자와 LG정보통신의 중간쯤 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먼저 동기식을 이용한 다음 비동기식으로 가도 된다’는 주장이다. 초창기에는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동기식에 주력하고 점차 비동기식도 활성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뜻 보면 동기 단일표준을 주장하는 삼성전자의 의견과 비슷하다. 초창기에 동기식을 하자는 이야기는 사실상 동기식 단일 표준을 하자는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적으로 동기식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고 비동기식 시장에 대한 집착도 강하게 보이고 있다. 동기식 장비와 단말기를 다른 업체와 비슷한 시기에 상용화할 방침이면서 동시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과 함께 비동기식 장비와 단말기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영태기자>ebizwiz@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