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인터넷에 가족을 주제로 한 만화를 올리게 된 계기는 지난해 사업실패로 막다른 골목에 몰리면서. 그는 앞만 내다보며 애니메이션 쪽으로 사업을 확장하다 빚에 쪼들렸다. 그는 ‘가족3’이란 만화를 통해 당시의 절박한 심정과 가족으로부터 새 희망을 보는 과정을 그렸다.
“사업실패로 많은 부채를 지게 되었고 이혼을 결심했죠. 하지만 집사람은 ‘그것밖에 안돼? 빚이야 2,3년 열심히 하면 못갚겠어’라며 저를 믿어주었죠. 그때 전 집사람과 다은이에게 너무 고마웠어요. 그래서 요즘 전 다시 서기를 시작했습니다.”
김씨는 “어려움을 겪고 나니 내 삶의 흔적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다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다은이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때묻지 않게 살았으면 하는 제 바람을 만화를 통해 나타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김씨는 ‘이 세상 부모님들 힘드시더라도 조금만 참아주세요. 당신의 가족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가족4)’,‘아기들의 눈은 항상 깨끗하고 순수합니다. 하지만 이 아기들의 눈이 자라면서 부정부패 원조교제 등으로 더럽혀집니다(눈2)’라는 내용에서처럼 만화 어디에서나 가족이 함께 아기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씨는 “얼마전 다은이를 PC방에 데려가 만화를 보여준 뒤부터 ‘난 컴퓨터에도 나온다’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다니는 걸 보고 만화 그리는 보람을 느꼈다. 가능하면 다은이가 스무살이 될 때까지 영어를 배워가는 모습 등 성장과정을 그려 보통 아버지들과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