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월드]칵테일 한잔하면 아이디어 '술술'

  • 입력 2000년 4월 24일 11시 40분


코멘트
"오늘은 우리 회사 스탠드바에서 칵테일 파티를 겸한 아이디어 회의가 있습니다."

적지않은 벤처기업이 사무실 공간 일부를 칵테일바나 카페로 만들어 임직원은 물론 외부에서 찾아온 손님에게 음료나 칵테일을 서비스한다. "사무실에 웬 스탠드바냐?"고 어리둥절해 하겠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사무실 한쪽에 미니 바

인터넷 벤처기업 코스타뷰(대표 이규영)는 최근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 마련한 사무실에 15㎡짜리 칵테일바를 열었다. 모두 400만원을 들여 아담하게 만든 코스타큐 칵테일바는 동서양의 갖가지 술 30여종을 갖추고 있다. 이 공간은 다양한 칵테일 재료가 가지런히 놓여있는 술 장식장을 중심으로 서서 마실 수 있는 스탠드와 의자가 딸린 테이블로 채워졌다.

스탠드바는 낮엔 음료수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휴게실로 운영되다가 오후 6시 이후엔 근사한 술집으로 변신한다.대학시절 바텐더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직원이 퇴근후 일정 시간 동안 봉사하는 등 나름대로 격식을 갖추고 있어 웬만한 호텔바가 부럽지 않다.

코스타뷰 이규영 사장을 "최근 일부 벤처기업인들이 하룻밤에 몇백만원이 넘는 룸살롱 등 값비싼 술집을 찾아다녀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고 있는 상황이라 직원들이 편안하고 값싸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칵테일바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편한 분위기 일효율 높여

회사를 방문하는 손님들 가운데는 축하용 선물로 위스키나 코냑을 사가지고 오는 경우도 있다. 손님이 가지고온 술엔 명함을 붙여 보관해뒀다가 나중에 다시 왔을 때 칵테일을 만들어준다.

서울 여의도에 사무실이 있는 벤처투자회사 더 리치(대표 김현철)는 근처에 차분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없기 때문에 아예 회의실을 스탠드바로 개조한 케이스. 회의실 한켠에 냉장고와 장식장을 설치하고 조명을 바꿔 달았다. "중요한 일을 마치고 후일담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습니다. 격식없는 회의를 멋드러진 분위기에서 열다보면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옵니다. 회사 밖에서 모임을 가져오 좋다고 강조하는데도 직원들이 애용합니다."

술집과 사무실의 중간쯤 되는 공간을 마련하면 직원들도 자주 사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했다면 김사장은 우쭐해했다.

[정영태 기자]ytce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