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터넷株 거품 빠진다…야후등 주가 35~50% 추락

  • 입력 1999년 5월 26일 19시 17분


미국 증시에서 인터넷 관련 주가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 야후, 아마존.com, 아메리카 온라인(AOL) 등으로 대표되는 인터넷 관련 주가는 인터넷 업체들의 부실한 경영실적이 집중발표된 4월초를 고비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최고가에서 35∼50%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그동안 인터넷 주가 상승이 미국 증시활황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만큼 이같은 현상은 미국 증시의 엔진 중 하나가 꺼진 것을 뜻한다.

25일 야후 주가는 올들어 수립된 최고가에서 43%, 아마존.com은 47%나 하락했다. 또 아메리트레이드의 주가는 최고가의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AOL 32%, 잉크토미 35%, 프라이스라인.com 24% 등의 하락률을 보였다. 이달초 나스닥에 상장된 스트리트.com, 20일 공개된 e토이 등 최근 상장된 인터넷관련 주가도 휘청거리기는 마찬가지.

증시전문가들은 인터넷주식들이 일단 불황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지만 특히 인터넷 주가의 급락이 두드러진 것은 “인터넷주가가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

아마존.com의 1·4분기 매출액은 2억9천3백만달러로 작년의 2.3배지만 적자는 6천1백만달러로 작년 동기의 5배나 됐다. 인터넷투자 조사기관 드레멘 밸류사는 “야후 등 주요 인터넷 주가가 최고 5배까지 과대평가됐다”고 경고했다.

게다가 인터넷 관련 주식의 상장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하락세의 한 요인. 한때 회사이름이 ‘.com’으로 끝나면 무조건 주가가 오르기도 했지만 올들어 5월까지 22건의 인터넷 주식 상장이 이뤄져 공급물량이 급증했다.

이처럼 인터넷 관련주 등 첨단기술 주식 가격이 떨어지면서 뉴욕증시는 25일 연 나흘째 하락세를 계속했다. 첨단 기술주를 중심으로 운용되는 나스닥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72.74포인트(2.96%) 빠진 2,380.92로 장을 마쳤다. 4월26일의 최고지수(2,652.05)에서 10% 이상 떨어진 것.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도 25일 1백23.58포인트 빠진 10,531.09 포인트로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1% 이상씩 떨어졌다. 다우존스지수는 전날 1백74.61포인트(1.61%) 하락했었다.

전날 거래에서 1.8%의 하락세를 보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전날에 이어 25일에도 1.8% 하락, 1,284.38로 거래를 마쳤다.〈허승호기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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