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개 벤처기업 모임「대덕21세기」박사급 2백여명 제휴

  • 입력 1999년 2월 9일 19시 22분


‘세계 첨단기술은 우리 손에 있다. 21세기 미래산업은 우리가 맡는다.’

한국 과학기술의 메카인 대전 대덕단지가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꿈틀대고 있다.

‘첨단기술의 국산화, 기초기술의 제품화’를 외치며 연구소를 뛰쳐나온 벤처기업 사장의 모임 ‘대덕21세기’(042―862―2132)가 그 진원지.

이 모임의 68개 회원사는 평균창업연수 3∼4년, 매출액 규모도 평균 12억원에 불과하지만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벤처업계는 이들의 뇌력(腦力)과 기술력이 폭발하면 머지않아 첨단산업분야에서 ‘큰 일’을 저지를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대덕21세기 회원사 사장과 간부는 대부분 한국전자통신연구소 표준과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등 쟁쟁한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첨단기술을 개발하던 최고급 두뇌들.

반도체 생명공학 레이저 소프트웨어 정보통신 등 다양한 업종에서 박사급이 2백여명, 특허기술만 4백여건을 확보하고 있다. 웬만한 첨단기술은 대덕21세기 안에 있다고 할 만하다.

이 모임의 원종욱(元鍾旭·원다레이저사장)회장은 “모두들 세계적인 특허기술을 한두건씩 갖고 있다”며 “각자 상품화를 끝내는 2,3년 후에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특히 이들의 단편적인 첨단기술은 긴밀한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어 잠재력이 더욱 크다.

한달에 한번씩 열리는 전체모임에서 회원사들은 각자 갖고 있는 첨단기술을 소개하고 필요한 기술을 골라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각자 강점만 살리고 나머지 부분은 회원사 내에서 아웃소싱함으로써 상품에 필요한 투자를 최소화한다는 전략.

대전시 제4공단 벤처기업협동화단지 내에 맞붙어 있는 ㈜메닉스와 ㈜지니텍은 업종이 다른 두기업이 완벽한 팀워크를 이루는 대표적인 제휴사례.

반도체장비 개발업체인 지니텍은 1백평짜리 공장 안에 선반이나 프레스 등 생산시설이 하나도 없는 ‘무공장기업’. 지니텍은 연구개발과 설계만 끝낸 뒤 필요한 정밀부품은 기계가공업체 메닉스에서 생산한다.

두 회사는 서로 통신망을 공유하는 한편 건물 연결통로를 만들어 수시로 제품개발을 협의한다. 메닉스 매출 중 지니텍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내외로 지니텍은 메닉스의 영업부, 메닉스는 지니텍의 공장인 셈.

전자도서관 분야에서 국내 최고 기술을 자랑하는 오롬정보도 문자입력 및 인식기술분야 첨단기술을 가진 한국인식기술의 도움 없이는 성장을 생각할 수 없다.

‘노하우 유출이 가장 무서운 적’이라는 소프트웨어분야에서 오롬정보와 한국인식기술은 관련기술을 완전공유하면서 공동개발한 덕분에 최근 유명대학의 전자도서관 사업을 수주했다.

〈대덕〓이영이기자〉yse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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