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이젠 전자-정보통신으로 승부』

  • 입력 1999년 1월 7일 19시 01분


LG그룹은 반도체 사업 포기로 주력사업의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LG그룹은 7일 내내 허탈한 분위기 속에서도 기왕에 이렇게 된 이상 “받아낼 것은 확실히 받아내고 다른 주력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승부를 만들어내자”며 결의를 다졌다.

LG의 현재 핵심 주력사업은 전자와 화학. 전자산업의 기반사업인 반도체가 빠져 나가게 되면 전자사업의 구조적 개편이 불가피하게 되고 그 결과는 전자와 정보통신분야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LG반도체의 지난해 매출은 2조7천억원으로 전체 그룹매출 90조원의 3% 정도에 불과하다. 다만 반도체가 갖는 상징적 의미와 전자 정보통신 분야의 기초기반기술 확보라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남다르다.

LG전자의 관계자는 “반도체가 없는 경우 하이테크형 전자제품 개발이 어려워 가전제품 생산라인 및 제품구성에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업체와 협력하고 전자와 정보통신이 갖고 있는 연구개발능력을 활용한다면 개발력 누수현상은 빠른 시간내에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반면 LG반도체의 매각으로 LG전자와 LG정보통신의 재무구조는 현격히 좋아질 전망. LG그룹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LG반도체 지분 59.9%(특수관계인 보유분 제외)중에서 LG전자가 41.23%, LG정보통신이 13.85%를 각각 보유하는 등 대부분의 주식을 두 회사가 나눠 갖고 있기 때문.

수조원대에 달할 반도체 매각대금을 주식소유 비율대로 계열사가 나눠 갖게 됨으로써 두 회사는 기대하지 않던 재무구조개선효과를 얻게 됐다.

또 7조원에 달하는 LG반도체의 부채를 털어냄으로써 그룹 전체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도 크다는 설명.

구본무(具本茂)회장은 7일 임시사장단 협의회에서 “반도체 사업을 양도하는 심정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지만 다른 주력사업분야를 강화해 전체적인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하고 전자와 정보통신을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LG그룹은 보상빅딜의 가능성을 전면부인하고 있지만 현대의현금동원능력등을감안할 때 현대의 일부사업이 넘어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정보통신분야 추가빅딜이 추진될 경우 자연히 LG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인휴대통신(PCS) 등 이동통신분야 사업구조조정에서 통합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데이콤의 경영권 확보에도 별 부담이 없어 종합정보통신그룹으로의 변신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승환기자〉shean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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