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단말기 국산 對 외제 격돌…연말께 판도변화일듯

  • 입력 1998년 10월 18일 19시 39분


국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의 판도가 대기업대 중소기업에서 국산대 외산의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휴대전화의 명가(名家)’ 미국 모토롤라사가 최근 어필텔레콤 팬택 텔슨전자 등 국내 유망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전략적제휴를 하고 국내 시장에 대한 대대적 공세에 나선데 따른 것.

올 상반기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개인휴대통신(PCS)과 셀룰러를 합쳐 전체의 55%(2백46만대)를 차지, 단연 수위를 달렸다. 그 뒤를 29%(1백30만대)의 LG정보통신과 15%(67만대)의 현대전자가 뒤쫓는 형국. 이른바 ‘빅3’의 점유율이 전체 4백60만여대 가운데 무려 96%를 넘는다.

대기업의 이런 압도적 시장점유는 그러나 모토롤라사의 공세와 SK의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업 진출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모토롤라는 최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형 ‘스타택’ 모델을 미국에서 들여와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CDMA 디지털 단말기가 나오기 전에 국내 아날로그 단말기시장에서 초강세를 보여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제품.

모토롤라는 여기에 국내 중소업체 가운데 가장 두각을 보였던 어필텔레콤의 지분 51%를 인수해 사실상 ‘주인’이 됐다. 11월말부턴 이미 20% 지분을 확보한 팬택의 공장에서 셀룰러 PCS용 스타택을 대량 생산한다.여기에 일본 교세라와 SK텔레콤이 합작설립한 SK텔레텍이 12월부터 단말기를 시판하면서 가세한다.

국내 3개 벤처기업을 등에 업고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모토롤라의 공세에 맞서 빅3는 스타택과 비슷한 크기의 폴더형 제품을 내놓으면서 ‘맞불작전’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

업계에서는 11월까지는 삼성 LG 현대의 기존 3사체제가 그럭저럭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모토롤라가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길 올해말과 내년초부터는 사정이 일변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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