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쯔강 저기압,서해안통과후 세력 팽창 한반도에 폭우

  • 입력 1998년 8월 10일 19시 27분


서쪽 하늘 ‘재앙의 먹구름’에 눈과 귀가 쏠려 있다.

한반도 서해안 상공의 대기가 몹시 불안정해 중국 산둥(山東)반도에서 건너오는 약한 저기압 세력이 서해안에만 들어서면 크게 확장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반도에 강한 비구름대를 공급하고 있는 중국 양쯔(揚子)강 기단(氣團)이 앞으로 1주일 이상 계속 발달할 것으로 보여 기상청은 이 저기압이 언제 한반도에 집중호우를 퍼부을지 몰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로 10일 오전 서울 경기 및 충청지방에 비를 몰고온 구름은 이날 오후 늦게나 한반도에 들이닥칠 것으로 예상됐었다.

예상보다 비가 일찍 온 것은 저기압대의 이동속도가 빨라서가 아니라 중심세력의 이동에 앞서 ‘전초대’격인 가장자리의 약한 세력이 먼저 서해안에 들어오면서 세력이 급격히 확장된 것이 원인이었다.

한반도 주변 상공에 자리한 북태평양 고기압과 중국 내륙에 위치한 저기압대의 상호작용도 ‘불안정성’을 부추기고 있다.

고기압은 시계방향으로, 저기압은 시계반대방향으로 회전하는 속성을 갖고 있어 대만 부근에 위치한 고온다습한 남서기류를 서해안으로 빨아올리고 있다.

여기에 북쪽에 위치한 한랭기류가 합쳐지면서 서해안 상공에 들어선 저기압을 위태롭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

그러나 기상청은 비구름대의 세력이 서해상에서 최고조에 달했다가 육지로 들어서면서 점차 분산되는 현상을 나타내고 있어 집중호우의 강도는 어느 정도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홍성철기자〉sungchu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