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여행]「월드컵바이러스」부터 「쌀수입반대」까지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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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박사와 함께 컴퓨터 바이러스 여행을 떠나자. 바이러스라고 해서 진짜 병균이 컴퓨터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생초보 컴맹의 경우 ‘컴퓨터 바이러스’를 잘못 이해해 PC를 만질 때마다 손을 씻거나 목욕을 하는 웃지못할 해프닝을 벌이기도 한다. 컴퓨터 바이러스도 알고 보면 ‘아래아 한글’ 워드프로세서나 ‘한글윈도95’처럼 하나의 소프트웨어다. 다만 컴퓨터 주인 몰래 스스로 작동해 PC에 들어 있는 파일들을 파괴하거나 변형시킨다. 심한 경우 컴퓨터를 아예 못쓰게 만든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비밀리에 활동하는 ‘해커’에 의해 제작 유포된다. 불법복제된 소프트웨어에 슬쩍 끼워 넣거나 인터넷과 PC통신에 몰래 올려놓는다. 국내에서 발견된 ‘월드컵 바이러스’는 해마다 5월16일과 10월27일이 되면 화면에 ‘2002 월드컵 코리아!’란 메시지를 보인 뒤 프로그램들을 파괴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캐럴을 연주하는 장난기 어린 ‘크리스마스 인사 바이러스’나 일요일마다 나타나 ‘일요일인데 왜 일을 하느냐’며 컴퓨터를 고장내는 ‘일요일 바이러스’도 있다. ‘사이버 폭도 바이러스’는 백인경찰이 흑인 로드니 킹을 폭행해 비롯된 로스앤젤레스폭동을 기념해 매년 4월29일부터 5월1일까지만 나타나 PC의 자료를 송두리째 날려버린다. 이와 비슷하게 월요일마다 컴퓨터 파일을 파괴하는 ‘쌀수입 반대 바이러스’도 사회성이 짙다. 1세대 바이러스는 대부분 출처를 모르는 디스켓이나 불법복제 프로그램으로부터 감염된다. 아예 인터넷 같은 통신망을 타고 컴퓨터에 숨어드는 2세대 바이러스가 요즘 극성이다. 그동안 발견된 바이러스 수만 해도 1천개를 훨씬 웃돈다. 바이러스에 한번 걸리면 결국 시간과 돈을 잃게 마련이다. 예방하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 ‘V3’ 같은 백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늘 점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V3의 최신 프로그램은 인터넷 ‘www.ahnlab.com’이나 PC통신 공개자료실에서 구할 수 있다. 〈김종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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