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울음소리 컴퓨터로 재현…美서 화석통해 모형 만들어

  • 입력 1997년 12월 18일 18시 07분


공룡의 울음 소리는 어땠을까. 화석만으로 공룡의 모습을 추측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울음소리를 그대로 흉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최근 미국 샌디아국립연구소와 뉴멕시코 자연사박물관의 과학자들이 공룡의 울음 소리를 컴퓨터로 다시 만들어냈다. 7천만년전에 지구상에서 사라진 「소리」를 현대 과학이 되살려낸 것이다. 공룡의 울음 소리를 재생하는 연구가 처음 시작된 것은 95년 파라사우로로프스라는 희귀한 공룡의 화석이 발견되면서부터. 당시 발견된 것은 바로 금관악기인 트롬본처럼 생긴 벼슬뼈. 내부가 비어 있는 이 화석을 보고 과학자들은 음을 공명(共鳴)시켜 소리를 내는 데 사용된 기관일 것으로 짐작했다. 벼슬의 모양으로 짐작해 볼 때 그 소리는 매우 낮은 주파수의 다양한 소리였을 것으로 보였다. 각각의 파라사우로로프스는 같은 종류끼리도 구별되는 소리를 낼 것으로 추측됐다. 과학자들은 먼저 컴퓨터단층촬영(CT) 스캐너를 이용, 벼슬의 입체 모형을 정밀하게 만들어 냈다. 이후 컴퓨터는 이 모형 안으로 공기를 통과시켜 소리를 내는 시뮬레이션 작업을 벌였다. 작업 결과 낮은 음색의 관악기 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공룡의 울음 소리가 탄생했다. 기분나쁜 음산한 소리다. 과학자들은 『이번에 합성된 소리는 단지 추정일 뿐』이라고 밝혔다. 고생물학자인 톰 윌리엄슨과 컴퓨터과학자인 칼 디저트는 울음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가능한 상상력을 모두 동원해야 했다. 공룡의 목소리는 샌디아연구소의 인터넷 홈페이지(www.sandia.gov/media/dinosaur.htm)에서 다운로드해 들어볼 수 있다. 〈홍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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