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역정보화③]도시형 케이블TV의 미래

  • 입력 1997년 11월 18일 08시 00분


일본 오사카에서 전철로 한시간 거리에 있는 나라현 이코마(生駒)시의 「긴테쓰(近鐵) 케이블 네트워크(KCN)」. 일본의 케이블TV 대다수는 지방자치단체의 지역정보화를 위한 중점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데 비해 이 곳은 도시 지역이라 지자체와는 별 관계없이 순수한 상업 회사로 10년 전에 설립되어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KCN은 일본 관서지방 유수의 전철회사인 긴테쓰가 전액 출자한 회사. 나라시 서부 지역의 케이블TV 서비스를 맡고 있으며 머지않아 서비스 지역을 나라시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KCN은 3년 전 일본에서는 처음으로 광역 통신서비스 사업을 할 수 있는 「제1종 전기통신 사업자」 허가를 받았다. 케이블TV를 통해 방송과 통신을 결합한 쌍방향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허가인 것이다. KCN은 도시형 케이블 TV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신해갈지를 잘 보여준다. 이 방송국은 지역 내 가입자 2만3천여가구(가입률 37.7%)에 텔레비전 40개, 펄스부호변조(PCM)음악 13개, FM방송 8개, TV게임 1개 채널을 공급하고 있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4백50㎒의 전송용량으로 케이블TV망을 통해 제공한다는 점이다. 부가서비스는 방송계와 통신계 두 가지로 나뉜다. 우선 방송계 서비스로는 퀴즈대회와 각종 신청접수 대행사업, 방송응답 서비스, 시청률조사, 세가 TV게임 등의 쌍방향 서비스가 현재 선보이고 있다. 또 오사카 도로교통 정보가 일방향으로 제공된다. 통신계로 대표되는 서비스는 홈시큐리티(가정보안)와 인터넷 접속 서비스. 홈시큐리티는 외부 침입자에 의해 전화선이 절단된 경우 곧바로 어느 지점에서 끊어졌는지 정확하게 포착해준다. 이것은 일본전신전화(NTT)에서는 할 수 없는 첨단 서비스로 평가받고 있다. 또 KCN은 기존 NTT의 인터넷 서비스가 전화 중에는 이용할 수 없고 속도가 느리면서도(28.8kbps) 이용료가 시간제로 비싸다는 단점을 모두 극복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내년부터 상용화할 계획. 현재 고속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를 시내 8개 중학교와 일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이밖에 KCN은 통신가라오케 TV쇼핑 재택건강관리 원격교육 등의 서비스 여부를 내부 검토중이다. 케이블TV 전화와 주문형비디오(VOD) 등도 투자액이 많아 그 가능성을 살펴 보고 있는 단계다. KCN의 새로운 시도와 변신은 케이블TV가 단지 방송뿐만 아니라 멀티미디어시대의 모세혈관인 초고속정보통신망 역할까지 거뜬히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하는 사례다. 이문웅(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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