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뜹니다]용산 HAM개미시장

  • 입력 1997년 5월 2일 07시 51분


서울 용산전자상가 선인상가 22동 앞 주차장. 매달 둘째주 일요일 이곳은 아마추어무선사(햄)들의 축제장이 된다. 평소 통신 애호가들이 많이 드나드는 무선통신기기 전문매장 바로 앞에서 무선장비를 팔고 사거나 교환하는 정크마켓(개미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무선장비가 값비싼 외제였던 지난 92년 5월 몇몇 햄들이 『새 장비를 비싼 값에 사느라 외화를 낭비하는 일을 줄여보자』며 시장을 열었다. 개미시장에서는 햄클럽 회원들이 바로 상인 겸 고객이다. 대부분 자신들이 쓰던 장비를 들고 나와 좌판을 벌여놓고 흥정을 한다. 직접 무선기기를 작동하면서 장비사용법을 설명하는 전문가들도 흔하다. 마음에 맞는 제품이 있으면 가격을 맞춰 보지도 않고 즉석에서 교환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최근 들어 시장이 커지면서 스스로 장비를 만들어 판매하는 전문가들인 「자작파」도 생겨났다. 이들은 단지 햄이 좋아 장비를 만들어 재료값만 받고 판매한다. 겉으로 보기엔 조악한 제품같지만 값이 시가의 절반 이하인데다 성능도 괜찮아 주머니가 얇은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한국에 햄이 처음 소개된 지 올해로 42년. 한국아마추어무선연맹 회원만도 1만명을 넘어섰고 취미삼아 즐기는 동호인수는 10만여명을 헤아린다. 햄은 재난 구조활동과 교통정보제공은 물론 민간외교관 역할까지 수행한다. 〈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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