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속 교통사고 강아지에 패딩 벗어 덮어준 군인 [e글e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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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2월 7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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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 (사진=사연자 제공.)
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 (사진=사연자 제공.)

교통사고를 당한 강아지에게 패딩을 벗어서 덮어준 군인의 사연이 먹먹함을 더했다.

6일 중고 거래 앱인 ‘당근마켓’에는 “강아지 주인 찾아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의 전화번호와 함께 강아지의 상태가 위급하다며 도움 요청을 했다.

시청과 보호센터로도 전화했지만, 점심시간이라 오후 1시가 넘어서 통화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한다.

글을 올린이는 군인신분인 임도형 씨다. 임 씨는 동아닷컴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업무를 보러 나왔다가, 사무실 바로 앞 4차선 도로에서 교통사고 당한 강아지를 목격했다”고 설명했다.

임 씨는 다친 강아지를 인도로 데리고 왔다. 그러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찾았다.

임도형 씨가 중고거래 앱에 올린 게시물. (사진=사연자 제공)
임도형 씨가 중고거래 앱에 올린 게시물. (사진=사연자 제공)

임 씨는 군인이기 때문에 근무지를 이탈할 수 없었다. 그는 “강아지가 추워 보여서 롱패딩을 벗어 체온 유지라도 하게 해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은 한파주의보까지 내린 상황이었지만 임 씨는 3시간 동안 패딩도 없이 강아지 곁을 지켰다. 임 씨는 “강아지가 더 불쌍해서, 춥게 안 느껴졌다”고 말했다.

강아지를 병원에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강아지의 다리는 꺾여있던 상태라 만질 수 없었다고 한다. 임 씨는 동물센터 직원이 도착한 후에야 복귀했다.

임 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아지는 끝내 숨을 거뒀다.

패딩 덮인 강아지 사진. (사진=사연자 제공)
패딩 덮인 강아지 사진. (사진=사연자 제공)


이 강아지는 임 씨 근무지 바로 뒷집 할머니가 키우던 반려견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나가던 이웃 이 강아지를 보더니 “최근 주인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보호자도 없이 버려진 거나 다름없어서 이웃들이 밥을 챙겨줬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는 사고 난 강아지가 아플 텐데, 소리를 안내는 점을 의아해했다. 알고 보니 이 강아지는 편도 수술을 해서 짖지 못하는 상태였다.

임 씨는 “아파도 소리도 못 낸 거 같아서 더 마음이 아프다”며 “할머니를 따라서 조금 급하게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전했다.

사연은 임 씨가 자신의 소셜미디어 스레드 계정에 올리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마지막 가는 길을 따뜻하게 해줘서 고맙다”, “한파에 입고 있던 패딩을 벗는 용기가 따뜻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아지#교통사고#군인#감동#로드킬#패딩#한파#추위#겨울#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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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많은 댓글

  • 2025-02-07 20:34:57

    아름다운 사람. 자신의 차로 개를 친 것을 알텐데도 아무런 조치없이 도주한 운전사를 찾아 동물 학대죄로 처벌 하기를 바란다.

  • 2025-02-08 00:58:05

    캐나다 토론토에서 읽습니다. 나라면 그렇게 행했을까 생각하니, 동물이라고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았을 것 같아 마음 아파 울었습니다. 나도 저런 아름다운 영혼을 갖고 살게 해 주십사고, 장성한 우리 두 아이들도 저렇게 행하며 살아가게 해 주십사고 눈물로 기도하게 하는 글이었어요. 부모님이 착하게 잘 기르셨네요. 부럽습니다.

  • 2025-02-08 13:29:09

    시청, 119, 주민센타...점심시간 아니였어도 안옵니다, 제 강아지도 그와 비슷하게 허망하게 보냈어요...하여간 참 따뜻하지만, 안타까운 내용이네요.. 애기야, 잘가렴 고생 많았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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