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에서]이미 정해진 답?

김민 기자 입력 2019-05-29 03:00수정 2019-05-2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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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동아일보DB
“너무 가감 없이 기사를 쓰셨어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미술관 측이 언급한 ‘가감 없는’ 기사는 현재 회고전이 열리는 예술가 박서보의 인터뷰였다.

해당 기사는 작가 작업실을 찾아 회고전을 열게 된 소감과, 그간 제기된 여러 이야기에 관한 작가의 생각을 듣고 정리했다. 그런데 미술관은 “다른 곳은 전시에 포커스를 맞춰 써주셨는데, 해당 기사는 작가 발언을 가감 없이 써서 난감하다”고 했다.

난감하다고 한 것은 이런 내용이다. ‘국내 최초 앵포르멜 작가’라는 표현의 문제점을 지적한 부분과 ‘팝 아트’, ‘옵 아트’를 수용했다는 미술관의 설명에 대해 작가가 부인한 대목이다. 마치 미술관과 작가가 대립하는 입장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형 앵포르멜’과 팝 아트, 옵 아트를 수용한 것은 이미 다 정립된 맞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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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미 다 정립됐다’는 시각이다. 미술관은 현재 생존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미술사적 평가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당연히 다른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더구나 ‘국립’현대미술관이 아닌가. 공공의 목적으로 전시를 열었다면 비판까지도 수렴해 건강한 담론을 형성하는 게 마땅하지 않을까.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은 정답이 있는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처럼 봐서는 안 되며, 미스터리에 휩싸인 여신처럼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좋은 예술은 예술가 자신을 포함해 다양한 사람의 치열한 비평과 검증을 거쳐 탄생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국립현대미술관#박서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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