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토 균형발전 계획 새로 짜야

  • 입력 2004년 10월 22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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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이전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정부의 핵심 정책 가운데 하나인 국토균형발전계획의 틀이 전면 수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정부는 수도 이전과 함께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분산해 혁신도시를 세우는 대신에 공장총량제 같은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할 계획이었다.

수도 이전 실패는 국토계획에서 여론 수렴과 국민 합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는 쓴 약이 돼야 한다. 새로운 국토계획은 무모하고 정략적인 구상 대신에 통일 후까지를 바라보는 장기 비전을 담아내야 할 것이다. 폭넓은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남북관계와 국제질서의 변화 그리고 국제경쟁력을 감안한 국토계획을 수립해야 이번과 같은 소모적인 갈등과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이 수도 이전이라는 충격요법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수도 서울을 그대로 놓아두더라도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분산하는 정책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 상대적으로 고용 규모가 큰 공공기관의 이전은 인구 분산과 함께 유관 민간기업의 이전을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수도 이전 계획의 중단에 따른 충청권 주민의 박탈감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는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투기지역 지정을 해제하고 건설경기 급랭에 따른 지역 경제의 추락을 막는 것이 급선무다. 진행된 사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지방이 잘 대처하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수도권에 가까운 충청권의 특성을 살려 공공기관의 지방 분산에서 이 지역을 배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서울은 헌재 결정을 통해 헌법적 지위를 확보했지만 과밀(過密)에 따른 주택난, 교통난, 환경오염과 사회적 비용은 풀기 어려운 난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수도 서울을 유지하면서 수도권 집중과 지방공동화(空洞化)를 해결하는 묘안을 찾아내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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