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경제주간지 분석 “전일본항공 올 400억원 손실 전망”

  • 입력 2004년 5월 26일 17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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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행진이 이어지면서 일본에서도 ‘석유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 ‘주간 동양경제’는 최근호에서 ‘원유 40달러 시대의 충격’이라는 제목으로 고유가가 일본 업계에 미치는 영향 및 석유 위기 가능성을 진단했다.

이에 따르면 일본의 정유 및 항공업계는 고유가와 엔-달러 환율 상승(엔화 가치 하락)이라는 ‘더블 펀치’ 속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석유 대기업 중 하나인 쇼와셸석유는 올해 순익이 지난해보다 60억엔(약 6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항공업계도 마찬가지여서 전일본항공(ANA)은 올해 최대 40억엔의 손실을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전국 주유소의 평균 가솔린 가격은 4월 L당 107엔으로 한 달 만에 7엔이나 상승했다. 하지만 이것도 유가 상승분의 절반밖에 반영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노무라증권금융경제연구소는 “일본의 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어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소매가격에 반영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유가가 30% 상승하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0.34% 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주간 동양경제는 고유가 흐름이 바뀌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라크를 제외한 석유수출국기구(OPEC) 가입 10개국이 유가 하락을 우려해 증산(增産)에 소극적인 데다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가급적 재고를 적게 유지하는 방향으로 경영 전략을 바꿨기 때문이다. 4월 말 미국의 민간 석유 재고는 약 2억9000만배럴로 과거 5년 평균인 3억∼3억5000만배럴에 훨씬 못 미친다. 이에 따라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의 파업 등 조그만 충격에도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

꾸준히 늘고 있는 세계 석유 수요도 구조적인 문제점.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03년 세계 석유 수요는 하루 7860만배럴로 공급량인 7940만배럴에 조금 못 미쳤다. 하지만 올해는 석유 수요가 200만배럴이나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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