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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2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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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장면 공개=이슬람 무장단체 알 안사르가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비디오에는 복면을 한 범인이 살아 있는 미국인의 목을 베는 장면이 담겨 있다.
범인 5명 중 1명은 “아부그라이브 포로수용소에서 수많은 이슬람교도가 살해되고 악마적 조롱을 당하는 상태에서 어떻게 편히 잠잘 수 있느냐”면서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처형된 시신 외에는 아무 것도 우리에게서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낭독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이라크에 발을 들여놓은 것을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성명 낭독이 끝난 뒤 희생자는 자신을 “펜실베이니아주 웨스트체스터에 사는 니컬러스 버그”라고 소개하고 가족들의 이름도 밝혔다.
이어 복면을 한 범인들은 희생자를 마루에 쓰러뜨린 뒤 그가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1명이 긴 칼로 그의 목을 베어냈다. 나머지 범인들은 “신은 위대하다”고 외쳤으며 잘린 목을 카메라 앞에 들어 보였다.
▽누구의 소행인가=비디오 화면에는 알 카에다의 2인자로 알려진 아부 무사브 알 자카위가 미국인을 처형했다는 메시지가 소개됐다. 그러나 범인들이 모두 복면을 하고 있어 현장에 자카위가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범인의 목소리가 자카위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자카위는 3월 바그다드와 카르발라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와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 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왔으며 미국 등에 의해 1000만달러의 현상금이 걸려 있다.
▽미국 정부와 국제단체 반응=스콧 매클렐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우리의 생각과 기도는 버그씨의 가족과 함께한다”면서 “이것은 자유의 적들이 본성을 드러낸 것이며 우리는 책임 있는 자들을 추적해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권유린”이라고 비난했으며 영국 적십자사는 “포로들에 대한 처형을 금지한 전쟁수칙이 민간인들에게도 적용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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