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쌀 시장도 7월부터 개방협상

  • 입력 2004년 5월 3일 1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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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이 올 7월부터 미국 중국 등 쌀 수출국들과 자국 쌀 시장 개방 여부를 다루는 ‘쌀 재협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필리핀 정부는 지난달 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에 쌀 재협상 개시 의사를 통보하고 쌀 수출국들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협상 참가 의사를 접수한다고 발표했다.

필리핀은 1993년 말 열린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쌀 관세화(관세를 물려 쌀을 수입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개방하는 것)를 10년간 유예 받았던 나라. 올해 말로 끝나는 유예기간에 맞춰 협상 참가국들과 관세화 유예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동안 일본과 대만은 쌀 재고와 WTO 가입 문제로 각각 1999년과 2003년에 관세화로 돌아서 WTO 회원국 가운데 관세화 유예 조치를 적용받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필리핀 2개국밖에 남지 않았다.

재협상에 임하는 필리핀 정부측 입장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관세화에 따른 쌀 시장 전면 개방 대신 점진적 개방을 위해 일단 관세화를 추가로 유예한다는 것. 대신 의무수입물량을 늘리는 쪽으로 협상 상대국들을 설득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세화를 통해 쌀 시장이 전면 개방되면 320만명에 이르는 자국 내 쌀 재배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

또 재협상 일정이 수개월 빠른 한국측이 쌀 수출국들과 벌이는 협상 과정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해 대응 전략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한국정부와 공동 전선을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과 재협상을 벌일 주요 쌀 수출국으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베트남 인도 태국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닐라=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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