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만원짜리 그림이 3억8600만원으로”…AI에 물었더니 숨은 명화였다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6월 12일 13시 28분


구글 AI ‘제미나이’의 분석과 전문가 감정을 거쳐 진품으로 확인된 프랜시스 캐델의 작품 ‘인테리어: 검은 옷을 입은 여인’. 이 작품은 이달 영국 경매에서 25만4000달러(약 3억86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출처=라이언앤턴불 홈페이지
구글 AI ‘제미나이’의 분석과 전문가 감정을 거쳐 진품으로 확인된 프랜시스 캐델의 작품 ‘인테리어: 검은 옷을 입은 여인’. 이 작품은 이달 영국 경매에서 25만4000달러(약 3억86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 출처=라이언앤턴불 홈페이지
60여 년 전 미국의 한 중고품 가게에서 100달러(약 15만 원)도 안 되는 값에 사들인 그림 한 점이 인공지능(AI)의 도움으로 수억 원대 명화로 밝혀졌다. 구글 AI 챗봇 제미나이가 작품의 작가와 검증 절차를 제시했고, 전문가 감정을 거친 뒤 실제 경매에서 약 25만4000달러(약 3억8600만원)에 낙찰됐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에 거주하는 헬렌 플롯킨(88)은 1960년대 뉴욕주 화이트플레인스의 한 중고품 가게에서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붓놀림에 끌려 그림 한 점을 구입했다. 미술을 전공한 그는 작품이 마음에 들어 수십 년 동안 집에 걸어뒀지만, 수억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다.

전환점은 올해 초 아들 배리 플롯킨이 “AI에게 한번 물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찾아왔다.

● “그냥 AI에 물어보자”…사진 한 장이 바꾼 운명

배리는 그림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뒤 이미지를 구글 AI 챗봇 제미나이에 업로드하고 작품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지 물었다.

제미나이는 그림 속 주황색 색감과 아르데코풍 분위기, 붓터치 등을 분석한 뒤 스코틀랜드 화가 프랜시스 캐델(F.C.B. Cadell)의 작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어 그림 뒷면을 확인해 보라고 조언했고, 실제로 그곳에서는 경매 표시와 캔버스 도장, 제작 시기를 추정할 수 있는 흔적이 발견됐다.

제미나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작품을 감정받기 위한 다음 단계까지 알려줬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경매회사 라이언앤턴불(Lyon & Turnbull)과 전문 감정사에게 검증을 의뢰하라고 구체적으로 안내한 것이다.

모자는 AI의 조언에 따라 해당 경매회사에 연락했고, 전문가들은 기술 분석과 정밀 조사를 거쳐 해당 작품이 캐델의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AI가 모든 것을 맞힌 것은 아니었다. 제미나이는 그림 속 모델을 캐델의 뮤즈인 ‘베시아 해밀턴 돈 워초프’로 추정했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모델이 또 다른 모델인 ‘메이 이스터’라고 판단했다.

● 중고품 가게 그림의 반전…60년 만에 3억8600만원 가치 인정

진품으로 확인된 작품은 이달 경매에서 수수료를 포함해 약 25만4000달러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개인 수집가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정을 맡은 전문가들은 캐델의 기존 작품 명명 방식을 참고해 이 그림에 ‘인테리어: 검은 옷을 입은 여인(Interior: The Lady in Black)’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플롯킨은 “정말 단 한 번도 그 그림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나는 그저 그 그림을 사랑했을 뿐”이라고 NYT에 말했다.

그는 이번에 얻게 된 수익도 자신이 아닌 두 아들에게 모두 넘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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