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천일야화」,고품격 풍자 없이 웃음보장

  • 입력 1997년 4월 11일 07시 55분


▼천일야화 웃음에도 「품격」이 있다. 억지웃음이 있는가 하면 찰리 채플린의 웃기기에는 때로 문명비판의 요소도 들어 있다. 이런 저런 생각없이 하룻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이 프로를 지켜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고품격의 풍자나 두뇌회전을 필요로 하는 난이도는 없지만 웃음만은 확실하게 보장한다. 「천일야화」는 요즘 새롭게 각광받는 MBC 「테마게임」류의 스토리를 지닌 코미디 형식을 지니고 있다. 눈치빠른 시청자들은 앞 부분만 보면 결말을 알 수 있다. 「특종」에서는 10대의 탈선을 사진으로 조작해 언론상을 받는 기자가 등장한다.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기업의 대출비리를 파헤쳐 정말 특종을 낚지만 조작이 탄로난다는 결말이다. 「뒤틀린 운명」은 더욱 뻔하다. 어머니의 유언을 가로채 형 대신 재벌의 상속자가 된 동생과 형사가 된 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코미디의 생명은 웃음」이라는게 코미디 PD들의 주장이다. 제작진은 심각한 표정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여비서가 알고 보니 테트리스 게임을 하고 있다는 식의 과장된 연출로 가벼운 웃음을 선택했다. 천일야화의 이야기꾼으로 등장하는 중견탤런트 이낙훈의 여유있는 변신과 「과연 PD가 어떤 장면에서 시청자의 웃음을 원하고 있을까」를 역으로 꼼꼼히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감상포인트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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