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도 천천히 쉬어가는 곳, 백운산 “숲 해설가와 함께 걸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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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

《 봄은 ‘봄’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계절, 그래서 봄이다. 계절의 여왕답게 봄은 우리에게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내놓는다. 그 아름다움의 절정은 흐드러지게 피는 ‘꽃’에 있다. 사람들이 봄이 되면 꽃을 찾는 이유다. 꽃잎 끝에 달려 있는 이슬방울조차 눈부시게 만드는 봄. 그토록 아름다운 세상을 이토록 짧게 보여주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지금, 봄꽃이 여전히 그립다면 봄이 아직 머물러 있는 곳을 찾아보자. 겨울이 길어서, 봄이 시나브로 오는 곳. 수줍은 야생화들이 느릿느릿 고개를 내밀고 구름도 천천히 쉬어가는 곳. 바로 강원도 정선의 백운산이 그곳이다. 》

우리나라에는 ‘백운(白雲)산’이라는 이름을 가진 산이 50여 개 있다. 그중에서 강원도 정선의 하이원리조트를 빙 둘러 싼 백운산이 가장 높고 오래된 ‘어른 산’이다. 정선 백운산의 나이는 약 2억5000만 년이며 높이는 1426m(마천봉)다.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백두대간이 한눈에 펼쳐진다.

백운산에 오르는 길은 다양하다.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며 자연스럽게 등산로가 된 산길도 있지만 고원 트레킹로로 유명한 하이원 하늘길을 걷는 것이 가장 편안하고 즐겁다. 이 길은 과거 백운산 일대에 남아있던 석탄 운반로를 하이원리조트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산세와 잘 어우러지게 개발해 선보였다. 해발 1000m가 넘는 산중인데도 구간 전체가 평평해 남녀노소 가족단위로 걷기 좋은 길이다.

백운산 허리를 끼고 도는 하이원 하늘길은 4개의 길, 10개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총 연장만 33.2km에 달한다. 특히 현재 코스 정비 막바지에 이른 17.1km의 하늘길 둘레길은 국내 리조트 중에서 가장 긴 트레킹 코스를 자랑한다.

또 이 길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탄광문화와 유산을 볼 수 있는 산업역사 탐방로다. 길을 따라 걷다보면 과거 탄광촌이었던 강원남부 지역의 생활상과 전설처럼 전해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있다.

백운산의 하늘길에는 주목 군락지도 있다.

주목은 껍질이 붉어 ‘붉을 주(朱)자’를 사용하며 오래 장수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 잘 자라며 높이는 최대 17m, 지름은 1m에 달한다.

숲 해설가와 함께하는 트레킹 패키지 ‘하늘을 걷다’

하이원리조트에서는 숲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숲길을 트레킹할 수 있는 프로그램, ‘하늘길 트레킹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하늘길 트레킹 패키지: 하늘을 걷다’는 2개 코스로 이뤄져 있다.

첫 번째는 어린이를 포함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이미 지난 몇 년간 스노트레킹 코스로 운영 중인 매우 안전한 코스이다. 왕복 거리는 총 2.4km이며 소요시간은 두 시간 반 정도다. 이 코스는 하이원 팰리스호텔 인근의 힐링 존 ‘유르트’에서 시작된다.

이 길의 첫 장면은 언덕길에 서서 초록색의 하이원 컨트리클럽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트레킹에 나서면 곧바로 서덜취, 찔레나무 등 다양한 꽃을 피우는 식물들이 등산객을 반긴다. 숲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우리 들꽃들을 찾아보는 시간도 있다. 이 길에서 조릿대, 당단풍나무, 싸리나무, 떡갈나무 등을 만날 수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숲 해설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전망대에 도착한다. 이 코스의 반환점이다. 이곳에서 땀을 식힌 후 올라갔던 그 길로 다시 내려온다. 미처 보지 못하고 지나쳤던 꽃을 찾으면서 내려오는 길은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준다.

두 번째는 기존의 짧은 코스에 아쉬움을 느꼈던 등산객을 위해 올해 하이원리조트에서 새롭게 개발한 패키지코스이다.

기존 코스를 연장해 개발한 것으로 총길이 10.7km에 약 5.5시간이 걸린다. 기존 코스의 전망대에서 헬리콥터 착륙장을 지나 무릉도원길, 둘레길, 하이원탑을 지나 고원숲길, 도롱이연못을 반환점으로 하여 다시 하이원 팰리스호텔로 이어지는 코스다.

이 코스에서는 얼레지 군락지와 박새 군락지, 자작나무 숲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하이원 리조트는 트레킹 도중에 웰빙 도시락을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트레킹 고객들에게 아주 특별한 트레킹 체험이 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두 코스 모두 참가자들에게는 생수, 등산수건, 에너지바가 기본으로 제공되며 등산가방, 등산스틱, 돋보기 등의 대여물품도 준비돼 있다.

객실, 조식 등이 포함된 이 패키지의 가격은 이용일과 인원에 따라 8만8000원부터이며 7월 6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2.4km의 트레킹을 하는 일반형의 경우 패키지 이용객실 외 팰리스호텔 객실을 이용하는 일반고객도 프런트데스크에 사전 신청을 하고 대인 1만5000원, 소인 1만 원의 추가비용을 지불하면 트레킹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야생화를 즐기는 또 다른 방법‘하늘길 카트투어’

겨우내 눈으로 덮여있던 하이원리조트 스키장 슬로프의 눈길은 봄이 오면 꽃길로 변한다.

해발고도 800m에서 1340m까지 조성된 하이원스키장은 해발고도에 따라 기온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야생화 식생의 분포가 수직적으로 나타난다. 이런 환경 덕분에 스키장 슬로프에서는 5월부터 11월까지 6개월 동안 수레국화, 루드베키아, 샤스타데이지 등 형형색색 다양한 종류의 야생화를 계절의 변화에 따라 감상할 수 있다.

가족, 친구들과 꽃길을 걸으며 봄을 만끽할 수도 있지만, 숲 해설사의 야생화 설명과 함께 카트를 타고 야생화 군락지를 돌아볼 수 있는 상품도 준비돼 있다. 바로 ‘하늘길 카트투어’다.

마운틴베이스를 출발해 슬로워가든을 거쳐 밸리허브를 돌아오는 왕복 7km의 코스로 고객들은 전동 카트를 타고 눈이 녹아내린 스키장 슬로프에 수놓은 야생화 군락지를 둘러볼 수 있다. 이때 숲 해설가가 동행해 야생화와 수목에 얽힌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추억이 담긴 사진도 찍어주면서 투어 매니저로 활약한다. 이외에도 셀프운전으로 투어, 이용 요금 등 더 자세한 내용은 하이원리조트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njoy&leisure#레저#하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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