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적, 괴물” vs “점프 뛰는 기계”…자기토바 金에 의견 ‘분분’

사진=KBS 중계

16세의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가 평창 ‘피겨 퀸’ 자리를 차지했다.

자기토바는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56.65점을 받아 총점 239.57점으로 세계랭킹 1위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OAR·238.26점)를 0.69점 차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기토바의 올림픽 첫 메달이자, 도핑 파문으로 국가명 대신 OAR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러시아의 이번 올림픽 첫 금메달이다.

이날 자기토바는 모든 점프를 가산점이 붙는 후반부에 배치했다. 자기토바는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 지친 기색 없이 난도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해 7개의 점프 과제를 완벽하게 성공시켰다.

메드베데바 역시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로 프리에서 자기토바와 동점을 기록했지만, 쇼트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총점 238.26점으로 정상을 내줬다.

경기 후 누리꾼들은 “자기토바는 올림픽 3연패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선수입니다. 피겨 역사상 최고의 천재가 러시아에서 나타났네요. 15세입니다(크****)”, “점프 몰아 뛰는 게 겁나 힘든 거임. 굉장한 거임(나***)”, “자기토바, 메드베데바는 그냥 한 세기에 한번 볼까말까 한 괴물들이 동시에 2명이 태어난 느낌임(uberme****)”라고 감탄했다.

기술은 자기토바가, 예술성은 메드베데바가 뛰어났다는 평도 이어졌다.

메드베데바는 난도 높은 점프 등 뛰어난 기술을 구사하면서도 풍부한 표정 연기와 섬세한 손끝 동작 등으로 예술성 또한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다. 반면 자기토바는 예술성은 메드베데바에 못 미치지만 뛰어난 기술을 자랑한다.

이번 평창에서도 두 사람의 장점은 확연히 드러났다. 자기토바는 쇼트 프로그램에서 예술점수(PCS) 37.62점으로 메드베데바(38.42점)에게 뒤졌지만, 기술점수에서 45.30점으로 메드베데바(43.19점)를 앞섰다.

프리에서도 자기토바는 기술 81.62점과 예술 75.03점, 메드베데바는 기술 79.18점, 예술 77.47점을 각각 기록해 기술점수에서는 자기토바가 2.44점 앞섰고, 예술점수에서는 메드베데바가 2.44점 앞섰다.

누리꾼들은 “메드베데바 연기보고 진짜 놀랬는데 자기토바가 기술 자체가 너무 매끄럽더라. 누가 이겨도 모르겠는데 기술자체 점수가 높았던 자기토바가 결국 이겼네. 당분간 실수하지 않으면 독주하겠더라(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자기토바는 기술력 만렙이고 메드베데바는 연기력 만렙 같음. 둘이 좀 섞으면 좋겠다(RoseyStar****)”라고 평했다.

반면, 피겨스케이팅에서 예술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을 중계하던 곽민정 KBS 피겨 해설위원는 자기토바의 연기 후 그의 뛰어난 실력을 칭찬하면서도 “한 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면 피겨라는 아름다운 종목이 기계적인 종목이 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김해진 MBC 피겨 해설위원도 자기토바의 경기를 해설하던 중 “모든 점프를 뒤에 뛰기 위해 초반에 비점프 요소를 많이 배치했는데 조금 더 균형 잡히고 다양한 작품을 위해 제한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후반부에 가산점을 주는 점프 개수를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 같다”고 제안했다.

누리꾼들도 “기술만 강조해서 실수 안 하려고 급급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구석이 없던데(무**)”, “자기토바보다 메드베데바가 감정 연기는 확실히 잘한 듯. 자기토바는 기계적인 느낌. 그냥 점프 뛰는 기계 같아(은**)”, “올림픽 도마 보듯 누가누가 잘 뛰나 그거 보는 느낌 들던데(안**)”, “자기토바 선수 점프 잘하긴 하던데 확실히 후반부에 몰아넣는 거 심하긴 하더라(S***)”, “메드베데바가 더 낫던데. 좀더 예술적이고(t**)”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몇몇은 “기술머신들의 대회 잘 봤습니다. 자기토바 선수의 기술과 체력은 정말 인정하는 바이지만 진정한 의미에 pcs점수를 제대로 받은 선수는 한명도 없어 보이네요. 곽민정 해설의 말대로 피겨가 기술만 강조하는 대회로 변질되지 않았으면 합니다(for****)”, “이제 예술성은 가져다 버린 피겨스케이팅. 차라리 노래 틀지 말고 기계체조 하듯이 점프랑 스파이럴 기술점수로 채점해서 매겨라. 양산형 기술머신들이 예술점수는 무슨 예술점수야(꼴***)”라고 꼬집기도 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