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왕 즉위에 日열도 들썩…나루히토는 어떤 인물?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일 16시 19분


코멘트

7년 구애 끝에 평민 출신 외교관 마사코와 결혼
등산·음악 즐기며 온화하고 소탈한 성품

아키히토(明仁·85) 일왕의 뒤를 이어 나루히토(德仁·59) 새 일왕이 1일 즉위하면서 일본열도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이니치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언론들은 이날 나루히토의 즉위 소식과 함께 그의 이력, 성품 등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나루히토는 1960년 2월 아키히토 전 일왕과 미치코(美智子·84) 왕비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조부는 2차 세계대전 2차세계대전 당시 전쟁범죄의 수뇌역할을 한 히로히토(裕仁·1901~1989) 전 일왕이다. 형제로는 남동생인 후미히토(文仁·53) 왕자와 여동생인 사야코(?子·50) 공주가 있다.

나루히토는 역대 왕족들이 부모와 떨어져 궁내청 신하들에 의해 길러진 것과 달리, ‘직접 자녀를 양육하고 싶다’는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의 뜻에 따라 부모 슬하에서 성장했다. 왕족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치원에도 다녔으며, 서른 살까지 아키히토 전 일왕 부부와 함께 살았다.

왕족 등 상류층이 다니는 학교로 유명한 가쿠슈인(學習院)대학교 부속 유치원 및 부설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을 나왔다. 대학에서는 역사학을 전공, 일본 중세의 해상교통사를 연구했다.

이후 1983년부터 2년 간 영국 명문 옥스퍼드 대학교 머튼칼리지에서 템스 강의 수운사에 대해 연구했으며, 귀국해 가쿠슈인대학 대학원에서 인문과학 박사 전기 과정을 수료했다.

영국 유학시절에는 기숙사에서 생활하며 빨래나 다림질을 스스로 했으며, 휴일에는 친구들과 함께 펍에서 맥주를 마시고 산책 및 쇼핑 등을 하는 등 일본에서의 생활과 달리 자유로운 생활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루히토는 로맨티시스트로 유명하다. 그는 1986년 일본을 방문한 스페인 공주 환영식에서 마사코를 처음 만난 후 호감을 가졌으며, 이후 청혼을 했으나 외교관으로 활약하고 싶었던 마사코는 청혼을 거절했다. 그러나 나루히토는 수년에 걸쳐 구애해 1993년 마사코와의 결혼에 골인한다.

그는 마사코에게 “평생 최선을 다해 지켜주겠다”며 청혼했다고 한다. 1993년 6월9일 당시 두 사람의 결혼식은 국내외에서 크게 화제가 되며 보도된 바 있으며, 일본에서는 두 사람의 로맨스가 ‘헤이세이의 로맨스’로 불린다고 한다. 헤이세이(平成)는 아키히토 일왕 때 일본의 연호다.

마사코는 1963년생으로 외교관이자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을 지낸 오와다 히사시(小和田恒)의 세 명의 자녀 중 장녀다. 외교관인 부친을 따라 어린시절을 모스크바, 뉴욕에서 보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귀국해 일본에서 초중고 시절을 보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하버드대학교 객원 교수로 가면서 다시 도미해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이후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도쿄대학교 법학과 재학 중 외무고시에 합격해 중퇴하고, 1987년 외무성에 들어가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나루히토와의 결혼으로 1993년 퇴직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결혼생활이 평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결혼 후 8년 만인 2001년 어렵사리 외동딸 아이코(愛子·17)를 얻는다. 그 전에는 한 차례 유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또 마사코는 외교관 출신으로 일본 왕실외교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으며 왕세자비가 됐지만, 2004년에는 적응장애 판정을 받고 요양생활에 들어가 15년 넘게 공식석상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울증의 일종인 적응장애 판정을 받은 것은 엄격하고 보수적인 왕실생활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관 출신으로 활달한 성격이 왕실생활에 맞지 않은데다, 왕실의 대를 이을 수 있는 아들을 낳지 못해 마음 고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나루히토는 아내가 적응장애 판정을 받은해 5월 기자회견에서 “마사코의 커리어과 인격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라며 폭탄발언을 해 파장이 일으키기도 했다.

나루히토 일왕의 취미는 등산과 음악 등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과 함께 어려서부터 등산을 즐겼으며, 건강 유지를 위해 꾸준히 조깅을 한다고 한다.

또 첼로가 취미인 부친의 영향으로 네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배웠으며, 현재는 가쿠슈인대학 동문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서 비올라를 담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방문한 외국은 약 50개국에 이른다. 영어 실력이 뛰어나며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도 공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사람들은 나루히토 일왕의 성품에 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위해 농담도 즐기는 등 ‘소탈하다’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