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3인 휴전선 거쳐 조문방북’ 정부 뒤늦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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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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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유족보다 이틀 앞서 허용
“美국적자라 당시 공개안해”… 통일부 군색한 변명

지난해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휴전선을 거쳐 육로로 방북했던 조문단이 또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정부는 북한의 남측 조문에 대한 답례 형태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유족 일행의 방북만 허용했다고 밝혀 왔다.

통일부는 문형진 통일교 세계회장(사진)과 박상권 평화자동차 대표이사, 주동문 워싱턴타임스 회장 등 3명이 지난해 12월 24일 경의선 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평양에 다녀왔다고 3일 밝혔다. 김 전 대통령 유족 등의 방북과 같은 경로지만 시점은 이틀 앞선다. 문 회장 일행의 방북 사실은 당시 북한 매체에 보도됐지만 경로는 알려지지 않았었다. 이들은 30일 경의선을 통해 서울로 귀환했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3명 모두 미국 국적이기 때문에 제3국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방북이 가능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이 편의상 우리 쪽 지역에서 북쪽으로 들어가면 좋겠다고 해서 정부가 협조해준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육로 방북을 굳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사안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유족의 방북조차 불허하는 등 조문 방북 자체를 엄격히 제한했던 것에 비춰볼 때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슷한 시기에 독일 국적자인 음악가 윤이상 씨 유족은 중국을 통해 방북 조문했다.

육로 방북은 남북통행합의서에 따라 사전에 통일부에 신청해야 한다. 이후 국방부를 통해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얻어 북한에 통보되고 이에 북한이 동의하면 MDL을 넘을 수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방북#김정일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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