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기밀 유출에 외교장관·주미대사 사의설…靑 “수습이 우선”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9일 17시 22분


코멘트

“징계 및 문제 파악 후에야 생각할 사안…사의표명 여부도 알 수 없어”
文대통령 작심발언 배경엔…외교소식통發 ‘확인안된 보도’ 우려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 조윤제 주미대사. (뉴스1 DB) 2019.5.29/뉴스1
강경화 외교부장관(왼쪽), 조윤제 주미대사. (뉴스1 DB) 2019.5.29/뉴스1
한미정상 통화 유출 건을 계기로 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조윤제 주미대사의 사의표명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는 ‘현재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급선무’라며 사안의 확대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지만 청와대 안팎에선 사의설에 무게를 두는 시선이 적지 않다.

특히 강 장관은 현 정부 집권 초반인 2017년 5월21일 지명됐고 조 대사도 같은 해 8월30일 임명돼 교체시기가 가까워졌다는 말이 나온다. 조 대사는 최근 있었던 4강 대사 교체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9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있었던 한미정상 통화 유출 건 뿐만 아니라, 구겨진 태극기, 재외공관장 갑질사태 등이 터져나오고 있는 만큼 외교부 수장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는 데에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지는 추후 문제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외교부 징계위원회에서 어느 정도까지 (징계수위가) 결정될지도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이 부분이 먼저 결정되고 나면 추후에 궁리해야할 사안이지, 그것(장관의 사의)을 상정해놓고 결정해야 할 시기는 아닌 것 같다. 우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수습하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뒤이어 강 장관 뿐만 아니라 조 대사에 대한 조치 여부에 관한 질문이 나왔지만 이 관계자는 “그 부분(강 장관과 조 대사 조치)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관계자는 ‘강 장관이나 조 대사의 사의표명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알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태극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한미정상 통화 유출 건과 관련, 외교부를 비롯한 공직사회와 정치권을 향해 ‘작심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외교기밀유출 사건에 대한 기본적 입장은 원칙에 대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있어서도, 있을수도 없는 일로 외교기밀에 대해선 외교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래서 (대통령께선 한미정상 통화라는) 이 자체가 정쟁의 도구라든지 당리당략에 이용되어선 안되는 부분에 대해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한 부처를 꼬집어 질책성 발언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그간 외교소식통발(發)이란 이름으로 나온 여러 ‘확인되지 않은 보도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축적된 우려’가 표출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기본과 상식을 지켜줄 것을 요청한다”고 비판함으로써 사실상 여야대화 의지가 작아진 게 아니냐는 취지의 물음에는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외교기밀 사안은 대화와는 별개로 상당히 중대하고 엄중한 사안으로, 이에 대해선 원칙대로 말씀하셨다고 생각한다”며 “야당과의 대화 노력은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고 대화를 하려는 기본 취지는 민생문제를 풀기 위해선 (야당이) 빨리 국회로 와 (여권과) 대화를 하자는 것이 일관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미정상 통화 유출 건에 대해 부처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기존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외교부 입장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한편,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국무회의에 앞서 진행된 을지태극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특별한 말이 없었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무 말도 없었다”고 했다. 서 원장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의 지난 21일 비공개 만찬회동으로 야권으로부터 ‘국정원의 총선 개입’ 그림이 떠오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