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평균 170cm, 고민은 엄마에게, 연애도 안해…日청년들 ‘작아지는 중’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7월 6일 14시 32분


2023년 8월 21일 월요일, 일본 도쿄역 앞 거리를 출근하는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기사와는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3년 8월 21일 월요일, 일본 도쿄역 앞 거리를 출근하는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기사와는 무관.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사회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 평균 키부터 인간관계, 소비, 주거 공간까지 삶 전반에서 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 현상이 확산하면서 장기 저성장 시대 일본의 새로운 사회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사회가 ‘더 적게, 더 좁게, 더 가깝게’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체격과 인간관계, 소비, 주거 등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는 축소 현상을 집중 조명했다.

● 한국보다 5cm 작은 일본…더 작아진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체격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일본 20대 남성의 평균 신장은 약 170.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 20대 남성 평균 신장(약 175㎝)보다 약 5㎝ 작다.

일본인의 평균 신장은 고도성장기 동안 꾸준히 증가했지만 1970~1980년대 출생 세대부터 성장세가 멈췄다. 최근 20대에서는 오히려 평균 신장이 감소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원인으로는 식사량 감소가 거론된다. 일본인의 하루 평균 열량 섭취량이 꾸준히 줄면서 체격 변화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분석가 모토카와 유타카는 “식생활이 평준화되면서 유전적 특성이 더 크게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며 “분명한 것은 체격 변화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닛케이에 전했다.

실제 2019년 일본 국립과학박물관 명예 연구원 바바 히사오는 “현재 일본인의 평균 신장은 유전적으로 가능한 상한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10명 중 9명은 “친구 많을 필요 없다”

인간관계도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하쿠호도생활종합연구소의 ‘청년 30년 변화’ 조사에 따르면, ‘친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응답은 1994년 31.9%에서 2024년 10.3%로 줄었다.

연애보다 동성 친구와 보내는 시간도 늘었다. 같은 기간 ‘내게 가장 편안한 인간관계는 동성이다’라는 응답은 25.5%에서 64.8%로 늘었다.

고민 상담 상대 역시 직장 상사나 선배보다 어머니를 꼽는 젊은 층이 늘었다. 닛케이는 “정치나 사회 문제보다 자신의 일상과 가까운 인간관계에 집중하는 안정 지향 성향이 강해진 것”이라고 짚었다.

● 물건 추천도 AI에…3평 아파트에 몸 숨기는 청년들

소비 방식도 달라졌다. 인터넷 뉴스를 직접 찾아보는 비중은 줄고, 물건을 구매할 때도 직접 비교하기보다 AI 추천에 의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고민 자체를 줄이는 ‘선택하지 않는 소비’가 새로운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거 공간 역시 점점 작아지고 있다. 소유 욕구가 감소하면서 3평 남짓한 초소형 아파트와 협소주택이 늘고 있다. 그런가하면 외식업계도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점포가 확산하며 공간 활용 효율을 뜻하는 ‘스페이스 퍼포먼스(스페파)’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 극도로 ‘안정 지향적’인 일본 청년들

전문가들은 이러한 다운사이징 현상의 배경으로 1990년대 초 버블경제 붕괴 이후 이어진 ‘잃어버린 30년’을 꼽는다. 길게 이어진 경제 저성장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인구 감소와 소극적인 인간관계 형성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다만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가나자와대 가네마 다이스케 교수는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해서 불쌍한 청년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행복감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 청년층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가 좁은 것이 특징”이라며 “기업들이 젊은 직원의 마음을 바꾸기보다는 구체적인 업무 성과를 제대로 보고, 피드백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닛케이는 “협소해지는 일본의 현실 속에서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기성세대의 기준에 맞춰 고치려 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새로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강점과 가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사이징#일본 사회#저성장#인간관계 축소#소비 위축#평균 신장#안정 지향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