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언론에 공개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 마즈달 준 지역의 헤즈볼라 지하 드론 조립 생산 기지. 지하 통로에 드론 부품들이 쌓여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뉴시스
미국과 이란이 21일(현지 시간)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후속 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이스라엘은 같은 날 자국 매체를 통해 레바논 남부에 있는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하 드론 기지를 공개했다. 레바논 공습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얻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6㎞ 떨어진 레바논 남부 마을인 ‘마즈달 준’의 지하에는 헤즈볼라가 이란제 무인항공기를 이스라엘로 발사하기 위해 만든 드론 기지가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 기지가 지난 10년간 이란의 자금 등 전폭적인 지원으로 건설됐다고 설명했다. 레바논 완충지대로 지정돼있던 기지와 주변 지역은 이달 이스라엘 예비군 특공대와 공수부대에 의해 점령됐다.
IDF는 18일 자국 언론 기자들의 해당 기지 견학을 진행했다. 기자들은 헤즈볼라가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해 질 녘 어둠을 틈타 레바논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달빛과 야광봉에만 의지해 기지에 다다랐다.
이스라엘 국방부에 따르면 이 기지는 산속으로 수백 미터 뻗어 있으며 마즈달 준의 지하 29m 깊이까지 이어진다. 기지는 모스크(이슬람사원)의 지하와도 연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IDF는 과거에도 레바논 남부에서 유사한 헤즈볼라 기지를 발견한 바 있는데, 이번 기지가 훨씬 높은 수준으로 건설됐으며, 2024년 9월 급습했던 시리아의 이란 지하 미사일 공장과 비견될 만하다고 밝혔다.
IDF에 따르면 기자들이 견학한 기지는 일반 차량이 통과할 수 있을 만큼 넓은 크기다. 헤즈볼라는 이곳에서 레바논으로 밀반입된 부품을 이용해 이란제 드론을 조립했다.
기지에서는 각각 약 30㎏ 폭발물을 탑재한 무인항공기 약 50대가 발견됐다. 이 드론들은 헤즈볼라가 2024년 10월 이스라엘 골라니 여단 훈련 기지 공격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유형으로 추정된다. 이 드론은 200~500㎞를 비행해 이스라엘 전역에 도달할 수 있다.
군사 분석가 파비안 힌츠는 이 무인항공기는 이란이 설계한 것으로,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이 사용하는 ‘카세프’라는 기종이라고 설명했다.
기자들은 조립 단계가 각기 다른 드론들이 기지의 콘크리트 벽을 따라 놓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무인항공기 외에 약 8톤(t)의 폭발물도 발견됐다고 IDF는 전했다.
땅굴을 찾아내고 파괴하는 IDF의 특수부대인 ‘야할롬’의 한 지휘관은 “이 드론들은 이스라엘 전역을 위협해 왔다”며 “우리는 헤즈볼라의 이러한 능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야할롬 관계자는 “기지의 끝 쪽에는 방폭 문으로 보호된 4개의 출구가 레일 위에 있다. 이 출구들을 개방하면 이스라엘을 향해 무인항공기를 발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IDF 관계자들은 이 기지를 일종의 무인항공기 ‘비행기지’이자 ‘공장’이라고 표현했다. IDF는 기지에 대한 조사를 완료하는 대로 해당 시설을 철거할 계획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