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의회 연설서 다양성 존중 촉구
분리 독립 희망 의원이 감사 표해
反트럼프 팝스타 배드 버니와 회동도
교황 레오 14세가 9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콤파니스 올림픽 스타디움에 도착해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기 전 어린이를 축복하고 있다. 2026.06.10 바르셀로나=AP 뉴시스
레오 14세 교황이 스페인 방문 나흘째인 9일 바르셀로나 대성당(성 십자가와 성 에울랄리아 대성당)에서 기도회를 집전하며 이 지역 고유 언어인 카탈루냐어를 사용했다.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는 스페인 북동부에 있는 자치주로, 수도 마드리드를 포함한 중남부 지역과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갖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교황의 카탈루냐어 사용은 지역 정체성에 대한 존중”이라고 짚었다.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교황은 바르셀로나 대성당에서 열린 정오 기도회를 주재하며 카탈루냐어로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이라고 인사를 건넨 뒤 설교를 시작했다. 앞서 카탈루냐는 2017년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독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와 더불어 로망스어군에 속하지만 어휘와 발음에 큰 차이가 있어 방언이 아닌 독립 언어로 분류된다. 이날 교황의 방문을 보기 위해 수천 명의 가톨릭 신자와 시민들이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으로 몰려들었다. 이들은 깃발을 흔들며 “교황 만세”를 연호했다.
교황은 전날 마드리드에서 의회 연설을 하면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국가의 도덕적 위대함은 이민자와 사회적 약자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카탈루냐 분리 독립을 추구하는 정당인 준츠 소속 한 의원이 교황의 카탈루냐어 사용 계획에 미리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교황은 8일 저녁엔 마드리드에서 미국 자치령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라틴 팝스타 배드 버니(본명 베니토 안토니오 마르티네스 오카시오)를 만나 짧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배드 버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反)이민 정책을 공개 비판해온 인물이다. 그는 올 2월 미프로미식축구리그(NFL) 결승전 슈퍼볼 하프타임쇼에서 이례적으로 영어가 아닌 스페인어로 공연해 주목받았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그 누구도 이 남자가 하는 말을 한마디도 알아듣지 못했다”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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