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종전 합의 속도 조절 나서
MOU 초안 알려진 뒤 공화당서도 비판
“에픽 퓨리 작전 모든 성과 헛수고”
핵심쟁점 ‘이란 핵’ 두고 美-이란 이견
AP/뉴시스
최근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아직 아무도 협상 내용을 알지 못하고 완전히 마무리되지도 않았다”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란과의 섣부른 종전 합의가 전쟁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단 공화당 내 비판이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처럼 이란에 막대한 현금을 주고 핵무기 개발의 길을 열어준 그런 협상이 아닌 제대로 된 협상을 할 것”이라며 “하지만 아직 아무도 그 협상 내용을 보거나 알지 못하며, 협상 자체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비판만 하는 패배자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라”며 “이전 지도자들과는 달리 나는 나쁜 협상을 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외신들을 통해 미국이 이란과 추진 중인 양해각서(MOU)의 초안 내용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조차 거센 비판이 쏟아진 탓이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초안은 현재의 미-이란 간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형태로, 일단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한 뒤 남은 60일 동안 이란 핵 포기에 대한 협상을 추진하는 2단계 추진안을 담고 있다. 이에 전쟁의 이유로 내세웠던 이란 핵 문제를 뒤로 미룬 것이란 비판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진퇴양난에 빠진 상황이다.
이날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은 CNN 인터뷰에서 “이란이 최종 평화 합의도 없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약속했다는 점이 의문스럽다”며 “설명돼야 할 부분이 많다”고 꼬집었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미시시피) 역시 “(이런 합의로는) 에픽 퓨리 작전으로 이룬 모든 성과가 헛수고가 될 것”이라며 “이란이 선의로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60일 휴전에 들어가는 것은 재앙”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든든한 우군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조차도 “이럴 거면 애초에 전쟁을 왜 시작했는지 의문”이라며 “이스라엘에 악몽 같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및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를 골자로 한 종전 합의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며 “하지만 이란이 이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협상 중이며 양측 정상의 최종 승인에는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 역시 양국이 종전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 위한 MOU의 ‘틀’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WP는 “해당 틀은 이란이 MOU에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고 30일 내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해상 교통량이 회복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동시에 이란과 미국 및 동맹국들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시 종료한다고 선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다만, 종전 협상의 핵심 쟁점인 이란 핵 포기와 관련해 미국은 협상안에 이란의 완전한 핵포기를 요구했다고 밝힌 반면, 이란 측은 MOU에는 핵 합의는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최종 합의 과정이 험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