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영국의 대(對)이란 봉쇄를 뚫고 이란산 석유를 수입한 일본 정유사 이데쓰미 고산의 유조선 닛쇼마루(日章丸)호와 해당 회사의 창업자 이데미츠 사조(出光佐三). 출처 주일 이란대사관 ‘X’
원유 200만 배럴을 실은 일본 정유사의 대형 유조선이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28일 통과했다. 앞서 이달 초 일본 관련 선박 3척이 이 해협을 통과했지만 모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었고 유조선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가 관련 협상에 관여했으나 이란 당국에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전날 이데미쓰 고산(出光興産)의 유조선 이데미쓰 마루(出光丸)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 이 선박은 지난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를 실은 뒤 대기 중이었고 이번에 해협을 빠져나와 다음달 중순 나고야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번 통과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이란과의 협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협상한 성과이며, 통행료는 지불하지 않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밝혔다.
이데쓰미 고산과 이란과의 오랜 인연 덕에 이번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 정유사는 1953년 영국의 대(對)이란 원유 수출 봉쇄를 뚫고 유조선을 보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한 회사다. 주일 이란대사관은 이날 X에 닛쇼마루호와 이데쓰미 고산의 창업자 이데미쓰 사조(出光佐三)의 사진을 올리며 “닛쇼마루호 사건은 양국 간 오랜 우호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이 유산은 지금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각국의 선박 약 2000척, 선원 약 2만 명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선상 대기 중이다. 일본 관련 선박은 약 40척이다. 아사히신문은 “대기 중인 일본 선박들이 추가로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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