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나약한 유럽 대신 이스라엘이 세계 지키고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4일 19시 57분


레바논 남부 지상전 현장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진출처 이스라엘 총리실
레바논 남부 지상전 현장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사진출처 이스라엘 총리실
“이스라엘이 전 세계를 지키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 추모일 연설에서 서유럽 주요국이 나약하다고 주장하며 올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위협을 경감시켰을 뿐 아니라 유럽의 기독교 문명에 대한 이슬람 세력의 위협 또한 줄여 주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이란의 핵 시설을 홀로코스트가 벌어진 폴란드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수용소에 비유하는 과격한 주장까지 펼쳤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도 거친 설전을 주고받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탄압, 이란 전쟁 등을 비판하자 네타냐후 총리 또한 에르도안 정권이 자국 내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학살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 네타냐후 “이란 핵 시설은 아우슈비츠”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사전 녹화된 추모 연설에서 “유럽은 나약하고 깊은 도덕적 취약성에 시달리고 있다. 정체성, 가치, 야만주의로부터 문명을 수호해야 할 책임을 잃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홀로코스트 이후 많은 것을 잃어버린 유럽을 이스라엘이 지키고 있다며 “미국을 비롯해 동맹국들과 함께 우리(이스라엘)는 자신을 방어하는 동시에 전 세계를 지키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란 핵시설을 ‘절대 악(惡)’으로 규정하며 “아우슈비츠 같은 공포의 상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의 핵·미사일 시설을 공습하지 않았다면 나탄즈, 포르도, 이스파한, 파르친 등 이란의 핵시설이 아우슈비츠, 트레블린카, 마이다네크, 소비보르의 유대인 수용소처럼 영원한 공포로 기억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래 세대가 과거를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지금 행동하고 있다”며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설파했다.

최근 이란 전쟁의 종전 전략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협력 의사도 강조했다. 미국과의 전례 없는 협력을 통해 이란 전쟁을 수행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역(逆)봉쇄하는 것을 적극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국제사회에서는 네타냐후 총리의 이 같은 행보가 향후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서 주요 장애물이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이란의 거센 반발에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무력화시키겠다며 연일 레바논을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미국의 중재로 14일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헤즈볼라 무장해제 문제 등을 놓고 회담을 가질 예정이나 실질적인 분쟁 종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 네타냐후, 에르도안과도 설전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X에 “에르도안이 그들(이란)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쿠르드족 시민들을 학살했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서 10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탄압을 겨냥해 “무고한 어린이와 여성을 살해하는 피비린내 나는 제노사이드(학살) 네트워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튀르키예 외교부도 12일 성명을 내고 네타냐후 총리를 “이 시대의 아돌프 히틀러(나치 독일 독재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 같은 튀르키예 정부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23년 10월 이스라엘과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자 네타냐후 총리와 줄곧 대립각을 세워 왔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스라엘이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에 보낼 구호품을 싣고 가던 국제 선박을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나포했다는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 등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 등을 전쟁 범죄 혐의로 최근 현지 법원에 기소했다.

‘중동 맹주’를 자처하는 튀르키예는 이란 전쟁 발발 후에도 파키스탄, 이집트 등과 함께 미국과 이란을 중재하려 애쓰며 이스라엘을 견제하고 있다.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각각 국경을 맞대고 있는 시리아에서도 다양한 군사 작전을 진행하는 등 역내 영향력 확대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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