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신고서 ‘중국(대만)’ 표기 없애기로…대만 “남한 표기 유예”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31일 16시 28분


대만 항의에 전자입국신고서 시스템 수정
외교부 “출발·목적지 항목 아예 삭제 추진”
대만 “조치 소식 들었다” 보복 표기 유예

한국 전자입국신고서 시스템에서 ‘중국(대만)’으로 표기되는 칸
한국 전자입국신고서 시스템에서 ‘중국(대만)’으로 표기되는 칸
정부가 전자입국신고서 시스템에서 ‘중국(대만)’으로 표기되는 칸을 지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간 대만은 전자 신고서의 출발지·목적지 항목에 Taiwan(대만)이 아닌 China(Taiwan)이라는 표기가 사용되는 데 대해 반발해 왔다. 대만은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외국인 거류증에서 ‘한국(韓國)’ 표기를 ‘남한(南韓)’으로 바꾼 데 이어 이달 말까지 한국 정부의 공식 답변이 없으면 전자입국등록표에서도 한국을 남한으로 바꾸겠다고 했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31일 기자들과 만나 “관계부처 간 협의 결과 전자입국신고서에 직전 출발지와 다음 목적지 항목 삭제를 검토해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대만 방문객 편의 증진과 출입국 시스템 간소화, 종이 신고서와 전자 신고서 양식 일치를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자 신고서에만 있는 직전 출발지과 다음 목적지 기입 항목을 종이 신고서처럼 없애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그간 대만 정부는 한국 전자 신고서 시스템에서 자국이 중국(대만)으로 표기된 것과 관련해 “대만은 중국과 종속 관계가 아니다”라며 정정해줄 것을 요구해 왔다. 대만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낸 성명에서 “최근 한국 전자입국신고서의 출발지 및 다음 목적지 항목에 ‘중국(대만)’이라는 표기가 사용됐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사실로 확인했다”며 “대만은 주권을 가진 독립국”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현행 표기는 명백한 오류로, 대만인의 입국 과정에서 불필요한 곤란과 감정적 상처를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태극기, 대만 국기. 뉴스1
태극기, 대만 국기. 뉴스1
대만은 이와 관련해 오랫동안 한국에 시정을 촉구했지만 한국이 표기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달 1일부터 대만 외국인 거류증의 한국 명칭을 남한으로 바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달 31일까지 중국(대만) 표기에 관한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 외국인 거류증 외에 전자입국등록표에서도 한국을 남한으로 바꾸겠다고 했다.

린자룽(林佳龍) 외교부장은 22일(현지 시간) 현지 방송에서 한국이 대만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31일까지 한국 측의 답변이 없다면 대응 조치로 대만 전자입국등록표의 한국 표기를 ‘KOREA(SOUTH)’로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년 전 한국 측이 대만에 ‘한성(漢城)’을 ‘서울’로, ‘남한(南韓)’을 ‘대한민국(大韓民國)’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을 때 대만은 적극 협조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우리 정부의 시스템 업데이트 소식을 접한 대만 정부는 31일 표기 변경 계획을 일단 유예한다고 밝혔다. 샤우광웨이 대만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가 국제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 현재의 전자입국카드 시스템 업데이트를 위한 내부 행정 및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방금 들었다”며 “이전에 한국 측에 우리 측의 요구를 적절히 반영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것을 고려해 전자입국등록표 시스템 변경을 일단 연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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