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전쟁] “유전-발전소-하르그 폭파해 마무리”
트럼프, 합의 없이 승리선언 가능성
하르그섬, 이란 원유수출 90% ‘돈줄’
인프라 훼손땐 유가급등 부담 커져
“美, 이란 우라늄 탈취작전도 검토”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즉시 개방되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 유전, 하르그섬을 폭파해 작전을 마무리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이 시설들을 아직 의도적으로 건드리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강력한 경고를 날리며 동시에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번 전쟁에 대한 승리 선언 등을 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또 지상전 등 대규모 추가 공격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도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을 미국이 장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하르그섬을) 매우 쉽게 점령할 수 있다. 일정 기간 그곳에 머무를 수 있다”고 말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다만 미 지상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딛는 순간 지금까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위험에 노출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본토와 인근 해역에서 대대적인 드론, 미사일, 해안포 등의 공격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CNN은 하르그섬 점령도 쉽지 않지만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란은 강하게 반발했다. 에브라힘 졸파가리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29일 미군이 하르그섬에 진입한다면 “페르시아만 상어 떼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 “하르그섬 점령, 유지가 더 어려워”
트럼프 대통령은 하르그섬 점령을 검토하는 배경으로 올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사례를 언급했다. 마두로 대통령 축출 뒤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보유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산업을 사실상 장악했듯 하르그섬 점령으로 역시 세계적 산유국인 이란산 원유의 통제권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선적 가능한 대형 터미널을 갖춘 하르그섬은 사실상 이란의 ‘돈줄’이자 ‘핵심 자산(Crown Jewel)’이다.
미국이 하르그섬 점령을 시도한다면 최근 중동에 배치된 미 해병대를 앞세울 것으로 보인다. 공수·특수작전 병력을 활용한 섬 진입도 가능하다. 이 작전은 짧으면 몇 주, 길게는 약 2개월 걸릴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점령에 필요한 병력은 적게는 1000명 안팎이면 가능하단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미국은 2500명의 해병대를 중동에 배치했고, 2500명의 해병대와 2000명의 공수부대를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 1만 명의 지상군을 더 배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이 경우 1만7000명의 지상군이 중동에 배치되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미국이 하르그섬을 확보하면 원유 통제는 물론이고 이란 일대에 대한 감시, 정찰, 해상 작전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
반면 점령에 따른 위험도 크다. 하르그섬은 이란 본토에서 25km,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60km 떨어져 있다. 이란 본토에서 집중 공격이 가능한 데다 사방이 뚫려 있어 은폐와 방어가 어렵다.
하르그섬 내 원유 인프라가 훼손된다면 국제 유가 급등으로 세계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부담도 가중될 수 있다.
美해병대, 모의 상륙 작전 훈련
24일(현지 시간)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섬 해군 기지에서 미 해병대 제31해병원정대가 모의 상륙 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했던 제31해병원정대는 함정에서 해안으로 이동하는 상륙 작전에 투입되어 왔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28일 트리폴리 상륙준비단과 31해병원정대 등 해상 전력 운용과 상륙 작전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총 3500명의 해병대와 해군 병력이 중동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디에고가르시아=AP 뉴시스● 美, 이란 우라늄 반출 작전 검토… 이란에선 NPT 탈퇴 주장 제기
CNN 등은 미군이 아부무사섬 등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7개 섬을 단계적으로 무력화하는 시나리오도 제기했다. 아부무사섬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감시하는 방어 요충망 역할을 담당한다. 이 섬을 장악하면 중동산 원유 수송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7개 섬 모두를 장악하려면 막대한 인력과 물자가 필요하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지점의 폭이 33km에 불과해 미군 함정 등이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사거리 안에 오래 노출될 수 있다. 또 이란은 7개 섬에 상당한 군사시설을 구축해 놓았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일부 지역을 제한적으로 급습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지상군을 투입해 이곳의 이란군 미사일, 드론, 레이더 등 각종 군사시설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방안은 이란의 이동식 발사대와 분산 배치된 무기를 한 번의 급습으로 완전히 제거하기 어려운 만큼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현재 중동에 배치된 미군 규모로는 대규모 지상전 수행이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이란의 농축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군사 작전 역시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농축 우라늄 확보는 미국이 전쟁 승리를 선언할 수 있는 성과로 꼽힌다. 다만 방사성 물질 취급 훈련을 받은 정예 특수부대가 필요하며 우라늄의 운반 또한 쉽지 않다. 알자지라 방송은 29일 이란 내 강경파들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및 핵개발 추진을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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