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회담] 트럼프, 비공개 회담때 기여 요청
다카이치,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
日, SMR-천연가스 등 투자 확정
“김정은 만나고 싶다” 의사도 전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란을 공격할 때 왜 동맹에게 알리지 않았냐’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왜 진주만에 대해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냐”고 답했다. 1941년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을 언급한 것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출처 백악관 유튜브
“일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다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위한 군사 작전에 나서 달라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모두 거부했거나,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 회담 중 노골적으로 자위대 파병을 압박하진 않았다. 하지만 비공개 회담에선 일본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과 관련한 기여를 거듭 요청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전했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파병에 대한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첫 미국 방문에서 총 730억 달러(약 109조 원)의 대(對)미 투자를 약속했다.
● 트럼프 ‘동맹 기여’로 다카이치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포옹하고 있다. 사진 출처 백악관 X이날 회담에 동석한 일본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한 각국의 기여를 거듭 강조했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의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일본 등 동맹들이 적극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한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매우 어려운 판단을 요구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가 일본의 에너지 안정적 공급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일본 법률 안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헌법 9조에는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 무력의 사용을 포기한다고 명시된 만큼 전쟁 중인 중동 지역에 자위대를 파견하기는 법적으로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위한 ‘호위 연합’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하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는 2020년 정보 수집 목적으로 해상자위대원 약 260명과 해상자위대 호위함 1척, P-3C 초계기 2대를 중동에 파견했다.
● 다카이치 109조 원 ‘선물’
두 정상은 일본의 대미 투자를 통한 경제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회담 후 양국 정부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기업 GE버노바와 일본 히타치는 미국에 400억 달러(약 60조 원)를 들여 소형모듈원자로(SMR)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또 양국 합작 천연가스 발전 시설도 들어선다. 사업 규모는 각각 170억 달러(약 25조 원), 160억 달러(약 24조 원)다.
일본은 지난해 7월 미국과 무역 합의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5500억 달러(약 824조 원)를 투자키로 했다. 일본은 지난달 1차 프로젝트로 화력발전소 등 총 360억 달러(약 54조 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한국이 아직 ‘대미 1호 투자 프로젝트’를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일본은 총 대미 투자금액(5500억 달러) 중 약 20%(약 1090억 달러)의 투자처를 확정 지은 것이다.
● 다카이치 “김정은 만나고파”
한편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또 백악관은 회담 뒤 팩트시트를 통해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미국·일본·한국 3국 협력을 강화하는 것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나라가 일본과 갈등 중인 중국 문제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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