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정상회담] 하와이 공격 직접 거론않는 관례 깨
다카이치, 시계 보는 등 불안한 기색
트럼프에 “도나르도” 친근감 표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1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이란을 공격할 때 왜 동맹에게 알리지 않았냐’는 일본 취재진의 질문에 “왜 진주만에 대해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냐”고 답했다. 1941년 일본의 하와이 진주만 공격을 언급한 것으로, 다카이치 총리가 어색한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 출처 백악관 유튜브
“왜 진주만에 대해 내게 미리 말하지 않았는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에게 ‘진주만 공습’을 거론했다.
일본은 1941년 12월 7일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이로 인해 당시까지만 해도 나치 독일의 침공을 받은 유럽을 배후 지원하는 데 주력하던 미국도 제2차 세계대전에 본격적으로 참전했다. 그간 다른 미국 대통령들은 일본과의 동맹 관계를 의식해 일본 정상 앞에서 진주만을 직접 거론하는 것은 꺼렸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 관례를 깬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공격할 때 일본 등 동맹에 왜 먼저 알려주지 않았는가’라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진주만을 거론했다. 그는 미국은 이번에 기습을 원했다면서 “기습에 대해 일본보다 더 잘 아는 나라가 어디 있냐”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자신의 파병 요청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는 일본에 불편한 감정을 나타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서 두 손을 모은 채 경청하던 다카이치 총리의 표정은 잠시 굳었다. 놀란 듯 눈도 커졌고, 눈썹도 치켜 올라갔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 손목에 찬 시계를 보는 등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국 지도자 앞에서 그 나라 역사 속 민감한 순간들을 다시 꺼내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번 장면은 그와의 백악관 회담이 지닌 예측 불가능하고 불편한 현실을 보여주는 최신 사례”라고 지적했다.
다만,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내내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트럼프 대통령 품에 안기듯 포옹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연신 미소를 지으며 트럼프 대통령을 ‘도널드’의 일본식 발음 ‘도나르도’로 불렀다. 공식 직책 등이 아닌 이름만 부를 정도로 가깝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3남 2녀 중 막내이며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낳은 배런(20)도 거론했다. 그는 “내일은 배런의 생일”이라며 “배런이 매우 키가 크고 훌륭한 청년으로 성장했다. 도널드 당신을 보니 배런이 누구를 닮았는지 분명하다”고 추켜세웠다. 또 영어로 “저팬 이즈 백(Japan is back·일본이 돌아왔다)”을 외치며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올해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벚나무 250그루를 미국에 선물했다. 일본은 앞서 1912년에도 양국 우호를 기리기 위해 벚나무 3000여 그루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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