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6% 올랐는데…트럼프 “기름값보다 군사작전이 중요”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3월 6일 20시 02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마린트래픽을 통해서 본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항행하는 선박들의 움직임. 마린트래픽 캡처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예고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등 글로벌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마린트래픽을 통해서 본 호르무즈 해협 주변을 항행하는 선박들의 움직임. 마린트래픽 캡처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이곳을 통과한 유조선 수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50척에서 이달 3, 4일 0척으로 급감했다고 영국 해상무역기구(UKMTO)가 6일 밝혔다. 현재 원유를 채운 유조선들은 모두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역에 발이 묶인 채로 대기 중이다.

이처럼 글로벌 에너지 유통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난 휘발유 값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군사작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당분간 유가에 구애받지 않고 군사작전을 지속하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쿠르드족과 접촉해 이들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에도 트럼프 “기름값 걱정 안 해”

UKMTO가 발표한 호르무즈 해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8일 해협을 통과한 유조선 수는 50척에서 다음 날인 1일 3척으로 급감했다. 3, 4일에는 단 한 척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았다. 화물선 운항도 상당 부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화물선은 98척이었으나 1일엔 18척으로 줄었다. 이후 2일 7척, 3일 1척, 4일 2척으로 사흘간 한 자릿수 통행량이 유지됐다. 전쟁 전 호르무즈 해협의 일일 평균 운송량은 138척 수준이었다. UKMTO는 보고서에서 “일상적인 상업 운항이 거의 완전히 중단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휘발유 값이 오르면 오르는 것이고, 난 그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전쟁이 끝나면 가격은 매우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가격이 오르는 것보다 이것(군사작전)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정연설에서 “일부 주(州)에선 휘발유 값이 갤런당 1.99달러 아래까지 내려갔다”고 주장하는 등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에 신경을 써 왔었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톤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이후 세계 유가는 최소 16% 급등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름)값이 그렇게 많이 오른 것은 아니다”라며 “이란 인근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계속 열려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트럼프 “쿠르드족 이란 공격은 훌륭한 일”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내 국민 봉기를 유도하고, ‘대리 지상전’ 전력으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쿠르드족에 대한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계 쿠르드족 지도자들과 통화를 하고 이란계 쿠르드족이 이란 서부지역을 장악할 수 있도록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시에 이라크계 쿠르드족 지도자들에게는 공격에 나서는 이란계 쿠르드족에게 물류 지원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라크에 있던 쿠르드족 전투원들이 국경을 넘어 이란군을 공격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훌륭한 일이다.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미국 측이 쿠르드족 지원에 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이를 인정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쿠르드족이 지상전에 대비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지역인 에르빌의 한 자동차 대리점 주인이 “최근 이란계 쿠르드 민병대가 차량 50대를 구매했다”고 CNN에 말했다. 이들이 구매한 차량은 ‘도요타 랜드크루저 LC71’로 산악지대나 사막 등 험지에 적합한 모델이다. 이라크와 이란의 국경지대는 산악지형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중 지원을 제안했다는 이란 서부지역이 이곳이다.

한편 WP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뒤 러시아가 이란에 중동 지역에 있는 미군 군함과 항공기 위치 등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6일 보도했다. 최근 이란은 미군의 지휘통제 시설, 레이더, 임시 군사시설, 미국 대사관 등을 정밀하게 공격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유조선 봉쇄#원유 수송#이란-미국 갈등#유가 급등#중동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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