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진 월가의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73) 또한 워시 후보자 만큼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워시 지명자가 과거 드러켄밀러 밑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데이터에 기반한 경제 분석 및 투자의 멘토링을 받았다는 것이다. 드러켄밀러의 투자 방식이나 성향 등을 통해 워시 지명자가 연준 의장으로 취할 행보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드러켄밀러는 1953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태어났다. 보딘대를 졸업한 후 1977년 피츠버그내셔널뱅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1년 헤지펀드 ‘듀케인캐피탈매니지먼트’를 설립했고 이후 30년 간 단 한 해도 손실을 내지 않고 연평균 30%라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듀케인캐피탈을 운영하면서도 1988~2000년 월가의 전설적 투자자 조지 소로스의 헤지펀드 ‘퀀텀펀드’의 운용 책임자로도 활동했다. 당시 이 펀드에서 드러켄밀러에게 투자를 배우며 10년 이상 함께 일했던 또 다른 사람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다. 드러켄밀러는 듀케인캐피탈을 2010년 청산하고 고객들의 돈을 모두 돌려줬다. 이후 자신의 자산만 관리하는 ‘듀케인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1년 연준 이사에서 물러난 워시 지명자는 이 패밀리오피스의 파트너를 지내며 드러켄밀러와 10년 넘게 일했다. 미국 재무장관과 연준 의장 후보자가 모두 ‘드러켄밀러 사단’인 것.
드러켄밀러가 과도한 정부 차입을 비판해온 만큼 워시 지명자도 재정 건전성을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 워시 지명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기준금리가 더 낮아야 한다”고 했지만 실제 통화 정책에선 유연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WSJ은 진단했다. 드러켄밀러도 투자에서 유연성을 강조해 왔다.
드러켄밀러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1979~1987년 재임)을 꼽는다. 볼커 전 의장은 1970년대 오일쇼크에 따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 금리를 20%까지 높였다. 이로 인해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초래했지만 1990년대 장기 호황의 기틀을 마련하고 연준의 신뢰를 회복시킨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WSJ은 “월가는 워시 지명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기준금리 인하 압력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드러켄밀러는 쿠팡의 초기 투자자로도 유명하다. 2021년부터 쿠팡 주식을 최대 1000만 주 이상 사고 판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시 지명자 역시 2019년 10월부터 쿠팡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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